"가을엔 음식 고민 말고 순천으로"…순천 미감 만족 7선

전국 입력 2023-08-29 14:03:16 수정 2023-08-29 14:03:16 김준원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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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주꾸미·대갱이·전어·고들빼기 등 풍요로운 맛"

가을에도 맛있는 순천 주꾸미와 삼겹살. [사진=순천시]

[순천=김준원 기자] 말도 사람도 입맛이 ‘달달해지는’ 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바람 따라 들녘에선 오곡이 무르익고, 해산물들 역시 사계절 중 가장 기름지고 맛있어지는 시기. 덕분에 맛의 도시 전남 순천시가 입맛 돗구고 건강 챙기는 음식 7가지를 소개했다.


▶ 푸짐하고 다양한 순천의 가을 맛, 낙지

9월부터 이듬해 2월이 제철인 낙지는 가을 보양식의 최강자로 손꼽힌다. 특히 순천산 낙지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릴 정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순천 갯벌에서 자라 그 맛과 영양이 탁월하다. 


세발낙지탕탕이. 다리가 가늘고 부드러워 ‘세발’이라 불리는 낙지들만 잘라 채 썬 오이와 다진 마늘 한 꼬집을 곁들인 후, 고소한 참기름 한 바퀴 휘 두르고 참깨 톡톡 뿌려내면 순천표 세발낙지탕탕이 완성된다. 여기서 좀 더 사치를(?) 부리고 싶다면 채 썬 한우를 곁들인 한우낙지탕탕이를 추천한다.


살짝 데쳐 야들야들해진 낙지와 데친 시금치 넣고 비법의 초고추장 양념으로 무친 새콤달콤 낙지초무침, 화끈하게 불맛 살린 낙지볶음, 아귀찜에 도전장을 내민 매콤한 낙지찜, 특제 육수에 불고기와 낙지로 궁합 맞춘 불낙전골, 나무 꼬챙이에 돌돌만 낙지에 수제 양념소스를 바른 후 약한 불에서 살살 구워낸 낙지호롱, 낙지 본연의 맛을 살려 시원하게 끓이는 낙지연포탕과 잘 삶은 갈비와 낙지 맛이 신박하게 조화를 이루는 갈낙탕까지. 낙지 하나만으로 3박4일 순천 식도락 가을 여행이 가능하다. 


▶ 가을에도 맛있는 순천 주꾸미 

주꾸미의 제철은 봄. 하지만 주꾸미는 찬바람 도는 9월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한다. 전라도 말로 ‘먹작 것’이 있어지는 가을 주꾸미는 봄과는 또 다른 별미다. 타우린 함량에 있어 낙지와 쌍벽을 이루는 주꾸미는 다이어트에 최적의 식재료. 


주꾸미를 주인공으로 차려지는 백반 한 상부터 제철 식재료가 총출동하는 주꾸미 샤브샤브, 삼겹살・새우 등과 합을 맞춰 볶아낸 K-후식 볶음밥으로 화룡점정을 찍는 주꾸미 퓨전식까지. 다양한 주꾸미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 순천이라 가능한 귀한 맛, 대갱이

과거 어부들은 못생긴 생선이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 바로 버렸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순천 ‘대갱이’이다. 정식명칭인 ‘개소겡’이란 이름 대신 순천에선 ‘은지구’란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어부들의 밥상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서민음식으로 대갱이탕은 미꾸라지 대신 끓여 먹는 순천의 가정식 보양탕이었다. 잘 말린 대갱이를 살이 연해질 때까지 수십 번 몽둥이로 두들겨 구워낸 후, 매콤새콤하게 무쳐내면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대갱이무침이 완성된다. 


▶ 순천만의 가을 쌍두마차, 새우와 전어

순천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가을 맛, 새우의 계절이 시작됐다. 딱 이 계절, 왕새우 직매장이라 이름 붙여진 새우 전문점들 역시 왕새우가 나오는 가을에만 문을 연다. 냄비에 굵은 소금을 깔고 익힌 왕새우소금구이와 왕새우튀김이야 두 말이 필요없는 순삭 요리다.

왕새우찜은 맛이 깔끔하면서 담백한 게 특징이다. 후식으로 먹는 칼국수와 라면에도 왕새우 몇 마리를 넣어주는 게 순천 왕새우 식당의 국룰이다. 테이블에 쌓인 왕새우 대가리는 원하는 분들에 한해 버터구이로. 버터의 짭짤 고소함과 새우 대가리의 바삭함이 입안에서 펑펑 터지는 그 맛까지. 


이번엔 가을의 전설, 전어다. 특히 초가을 전어는 맛이 부드럽고 뼈가 억세지 않아 뼈째 먹기에 좋다. 이번엔 새콤달콤한 전어 회무침으로 입맛을 돋을 차례. 그냥 먹어도 좋지만, 흰 쌀밥이 든 냉면 그릇에 전어 회무침 듬뿍 넣고 참기름 한 바퀴, 김 가루 살짝 넣어 싹싹 비벼 먹는 맛도 그만이다.

다음 코스는 전어구이. ‘깨가 서 말’이라는 대가리부터 통째로 먹어야 전어의 고소함을 200% 즐길 수 있다. 집 나간 며느리를 불러들인다는 가을 전어로 여름 더위에 잃어버렸던 입맛을 단박에 불러들이길 바란다. 


▶ 오래된 노포의 맛, 곱창전골 

조선시대 당시 순천 부읍성으로 불리며 중심 상권을 형성했던 순천 중앙동 중앙시장.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이 배 채우기 좋은 곱창집과 국밥집이 하나둘 터를 잡으면서, 70~80년대엔 곱창집이 무려 20여 곳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금은 노포집 몇 곳이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곱창에 진하게 우린 양념 육수 붓고, 부추나 시금치 등 제철 채소 아낌없이 올린 후 불린 당면을 포개준다. 칼칼한 국물 맛에 곱창의 쫄깃한 식감까지. 곱창전골이 바닥을 드러낼 즈음 남은 국물에 김 가루 듬뿍 들어간 밥을 잘 볶아주면 곱창볶음밥 완성. 주룩주룩 비 오는 가을날, 우산을 들고 여유롭게 순천만 정원을 산책한 후 중앙동 곱창골목에서 소주 한 잔.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맛이다


▶ 순천 별량 개랭이마을이 전하는 건강한 맛, 고들빼기 

떫고 쓴맛을 가졌으며 ‘천연 인슐린’이라 불릴 정도로 혈당 조절과 콜레스테롤 저하에 효능이 있는 식재료. 그 옛날 순천의 진상품이었다 전해지는 고들빼기다. 8월 말에서 9월 초를 시작으로 가을내 수확이 진행된다. 고들빼기의 핵심은 밭의 인삼이라 불리는 씁쓸한 맛과 향의 뿌리. 지역 특산품인 고들빼기김치는 순천의 어느 식당에 가도 쉽게 맛볼 수 있다. 


환절기에서 겨울 준비까지, 입맛과 건강을 순천에서 챙겨보길 추천한다. /kim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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