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청약 상승장에…"분양 일정 앞으로 앞으로"

경제·산업 입력 2024-08-26 17:06:14 수정 2024-08-26 17:06:14 이지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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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DB]

[서울경제TV=이지영기자] 건설업계가 하반기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미분양이 날까 두려워 분양 일정을 미뤘던 작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 이 시기를 잘 이용하자는 심리와,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분양물량 큰 차이 없지만 일정 미루는 곳은 없어

도급순위 상위 10대 건설사의 하반기 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삼성물산 6,324세대 △현대건설 1만3,170세대‬ △대우건설 1만2,668세대 △현대엔지니어링 3,236세대 △DL이앤씨 8,963세대 △GS건설 1만여 세대  등이다.

대부분 작년과 비교해 분양 물량은 줄었다. 하지만 올해 이 분양 물량을 미루지 않고 소화해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경기 지역 청약 시장이 호황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강남 3구에서 11개 단지가 분양될 예정이었으나 9곳이 연기됐다.
 

실제 청약 경쟁률만 봐도 작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청약 평균 경쟁률은 140대 1로, 작년 2배 수준이다. 수도권 경쟁률도 작년 13대 1에서 올해 21대 1로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업성이 높은 청약 상승장의 수혜를 입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들이 서울 지역에 내놓는 분양 단지들은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단지들로, 조합들이 분양 시기를 결정한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강남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의 경우 아파트 분양 시기를 1~2달 정도 앞당기기로 했다. 조합들이 현재 호황기인 청약시장 분위기를 이용하자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작년 같은 경우, 예정됐던 분양 계획을 대부분 올해로 미뤘는데, 올해에는 분양 일정에 맞춰서 하거나 오히려 한두 달 당겨서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분양 일정을 잡지 못했던 건설사들도 속속 분양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하는 서울 강남구 일대에 들어서는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는 당초 지난해 말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분양 시기를 미루다 지난달 말 진행했다. 대우건설도 분양성 때문에 1~2년간 분양 시기를 저울질해 오던 서울 성동구 행당동 일대에서 958가구 아파트를 이달 말 분양하기로 했다. 경기 양주시 남방동(양주역세권)과 덕계동 일대에서도 각각 1,172가구와 724가구의 아파트를 10월에 분양하기로 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나와 있는 청약 일정만 봐도 매주 4개 이상의 청약이 진행되고 있다. 많게는 9개 단지까지도 실시한다. 작년 이맘때쯤, 한 주에 아무런 청약도 진행되지 않는 점과 대비된다.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점도 분양 일정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울 평당 분양가는 4,401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5% 올랐고, 작년보다 37% 상승했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의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 전용면적 84㎡는 최고 12억 원대에 공급됐다. 2년여 전 분양한 인근 단지 '장위자이레디언트'(10억원 초반)보다 2억원가량 비싸다.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는 지난 6월 서울 강북 일반 아파트 중 처음으로 3.3㎡당 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었다. 지난달 공급한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중 최고가를 썼다.

[사진=서울경제TV DB]

◇하반기에도 경쟁률 고공행진 예상…건설사 분양 채비

하반기에도 서울·수도권에 나오는 물량에 청약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분양 물량은 더 적어질 것이란 전망에 '앞으로 새 아파트를 구하기 어렵고, 집값은 지금이 가장 싸다'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하반기 분양 물량은 1만3,999가구다. 지난해 하반기 1만8,458가구였던 것과 비교해 24%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수도권의 하반기 분양 물량은 6만7,430가구다. 역시 지난해보다 17% 남짓 감소한 상황이다.
 

공급 부족이 현실화 하자, 고분양가로 미분양에 시달렸던 단지들이 완판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약 14억원으로 책정되면서 지난해 9월 최초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당시 당첨자 중 상당수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전체 771가구 중 약 200가구가 미분양됐다. 올해 3월 입주가 시작한 후에도 미분양 물량이 남았지만, 지난달 실시된 8차 무순위 청약 14가구 모집에 1,208명이 몰려 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은 건설사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분양을 시작하면 기존에 잡혀있는 PF를 대금으로 받을 수 있다. 분양을 마치면 착공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부터 건설사 매출로 전환되는 만큼 수익 구조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서울과 수도권에만 국한된 현상이다. 지방의 경우 분양 일정을 미루는 모습이 작년과 비슷하다. 올해 1~7월 청약 경쟁률도 작년 9대 1에서 7대 1로 낮아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청약의 경우 작년부터 분양 시기를 재고 있는 데도 아직도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곳이 꽤 있다"고 전했다. /eas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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