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도 블록체인 바람분다…新 본인 인증절차 도입
주요 은행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다음 달이면 대출에 필요한 사기업의 증빙서류도 영업점 방문 없이 낼 수 있게 된다. 하반기 중에는 ‘자기주권신원’(Self-Sovereign Identity)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본인인증 서비스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대출 관련 서류를 제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다음 달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도 스크래핑(Scraping) 기술을 활용해 대출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으나 스크래핑으로 구할 수 있는 자료는 정부 부처나 공기업 자료로 한정돼 사기업의 자료가 필요한 대출은 완전 비대면으로 하기가 어렵다.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술로 개별 단체나 기업의 증빙서류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 기존 스크래핑으로 가능한 정보 외에 다른 서류들도 비대면으로 제출할 수 있게 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위·변조 위험을 사실상 제로에 가깝게 낮추고 제출한 정보의 진위 확인에 걸리는 시간도 3일가량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한은행은 생체인증이나 간편 비밀번호를 적용한 인증수단에 블록체인을 도입해 한번 로그인으로 신한금융그룹 각 계열사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인증 서비스도 마련 중이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중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학생증 겸용 체크카드를 발급한다. 기존에는 발급 대상자의 학적 정보를 수기로 받고 대학 측의 검증도 필요해 분실 시 재발급에 3주가량 걸렸는데 대학 측과 학적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공유해 정보 검증과 발급 기간을 3일로 단축했다.
하나은행은 이와 별도로 우리은행과 함께 자기주권신원 방식의 새로운 신분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은행뿐 아니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 SK플래닛, 코스콤, 코인플러그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하고 있다.
자기주권 신원은 개인정보 주권 개념에서 출발한 탈집중화 본인인증 기술이다. 기존에는 기관이 개인의 정보를 모두 보유하다가 제공했다면 탈집중화 본인인증은 컨소시엄이 만든 전자지갑에 본인의 계좌번호 등을 발급은행의 인증을 거쳐 보유하다가 누군가가 요청할 때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 계좌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때 정보를 받는 기관은 블록체인을 통해 제공된 정보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11월 시범서비스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 방식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하반기 중 특정 업무에 시범 적용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일본의 SBI금융그룹과 블록체인업체인 리플랩스의 합작법인인 SBI 리플 아시아에 참여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의 기술 개발을 마쳤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은행 간 송금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신뢰도도 확보하는 방식이다. 현재 상용화를 위해 참여은행 간 환거래 약정 체결을 검토 중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1월 LG그룹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을 기반으로 한 공동사업을 추진 중이다. 양측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인프라를 설계하고 컨소시엄형 사업 등에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시범사업 중인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은 한 사례다. LG CNS는 LG사이언스파크 내 식당에서 카드나 현금이 아닌 토큰으로 먼저 결제하고 사후에 정산하는 커뮤니티화폐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여기서 사후 정산을 담당한다. KB금융은 LG와 연내에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업종과도 컨소시엄을 만들어 서비스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아라기자 ar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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