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무더기 정정, 갤러리아포레 말고도 더 있다”
아파트 일부 가구의 공시가격 이의 제기에 230가구 단지 전체 평균 공시가격이 2억원이상 낮춰진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집단 정정’ 사고와 비슷한 사례가 전국에 10곳이나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의 공시가격 산정이나 조정의 구체적 근거나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국민 신뢰를 잃은 만큼, 아예 공시가격 조사권한 자체를 지방자치단체로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국회에서 나오고 있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동영 의원(민주평화당 대표)이 한국감정원의 ‘공동주택 단지별 이의신청 조정 및 연관 세대 정정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일부 가구의 공시가격 이의 제기로 아예 해당 아파트 전체 가구의 공시가격이 하향조정된 단지는 이미 알려진 갤러리아포레를 포함해 전국 11개에 이르렀다.
지난 7월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서 정 의원이 갤러리아포레 정정 건과 관련, “15년간 이렇게 통째로 230가구 전체(공시가격)를 번복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김학규 감정원장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답한 바 있다. 특히 공시가격이 집단 정정된 공동주택단지는 강남구, 서초구, 강동구, 용산구 등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갤러리아포레는 조정신청 가구는 3개구 뿐이었지만, 230가구 단지 전체 공시가격이 가구당 평균 30억398만3,000원에서 27억9천907만3,000원으로 7% 낮아졌다. 서초구 어퍼하우스(UPPERHOUSE)에서도 단 한 가구만 이의를 제기했지만 전체 단지 18가구의 공시가격이 평균 19억484만2,000원에서 17억8천989만5,000원으로 6% 떨어졌다. 서울시 서초구 엘리시아서리풀 2차 역시 처음 산정된 공시가격은 가구당 평균 4억9,888만원이었지만 일부 가구의 이의신청과 ‘연관세대 정정’을 통해 4억922만원으로 18% 하향조정됐다. 이런 공시가격 집단 정정으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해당 11개 단지의 재산세도 총 2억1,100만원 이상 깎였다.
하지만 일부 가구 이의 신청에 따른 조정 결과를 이른바 ‘연관 세대 정정’이라는 이름으로 단지 전체 가구에 모두 적용, 공시위원회 심의조차 거치지 않고 공시가격을 일괄적으로 내려주는 것은 부동산가격공시법을 위반한 임의 조치라는 게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사상 초유의 공시가격 번복 사태가 갤러리아포레뿐 아니라 전국 11개 공동주택 단지에서 발생한 것은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의 공시가격 조사와 검증이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의미”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국토부가 공시가격 조사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고, 공시가격 산정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아라기자 ar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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