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재개발 분양가, 4년간 53% 뛰어…올해 28% 급등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분양가 수준이 실제로 4년 전보다 50% 이상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30% 가까이 급등했고, 최근 수년 사이 분양가 상승 폭이 가장 큰 구(區)는 동대문이었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관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서울 시내 정비사업장 분양승인가격’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올해 3.3㎡(평)당 분양가 평균은 3,153만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2,056만원)과 비교해 4년 만에 53%(약 1,097만원)나 올랐다. 연도별 평균 분양가는 ▲ 2015년 2,056만원 ▲ 2016년 2,261만원 ▲ 2017년 2,009만원 ▲ 2018년 2,459만원▲ 2019년 3,153만원이었다. 직전 연도 대비 증감률은 ▲ 2016년 9.95% ▲ 2017년 -11.14% ▲ 2018년 22.4% ▲ 2019년 28.23%로, 최근 4년 중 올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2015년부터 최근 4년간 서울 각 구에 해마다 재건축 분양가 결정 사례가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같은 시기의 일괄 비교가 어렵지만, 특히 동대문의 경우 2017년 1,598만원에서 지난해 2,728만원으로 1년 새 무려 71%(1,130만원)나 급등했다. 2015년 3,904만원이었던 강남구의 분양가는 4년 뒤 올해 4,751만원으로 22% 올랐고, 같은 기간 노원구(1,346만원→1,898만원)와 성북구(1,490만원→2,372만원)의 상승률도 각 41%, 59%에 이르렀다. 이처럼 분양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HUG의 분양가 심사 기준이 고분양가를 관리하기에 너무 느슨했기 때문이라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다.
올해 6월 지침이 개정되기 전까지 HUG는 해당 단지 지역에서 최근 1년 내 분양 아파트가 있으면 그들의 평균 분양가 이하로, 분양 후 1년 이상 지난 아파트가 있다면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에 최대 10%의 시세 상승분을 반영해 새로 심사받는 단지의 분양가를 정했다. 주변에 이미 준공된 아파트들밖에 없는 경우 평균 매매가의 110% 이내에서 분양가가 결정됐다. 윤 의원은 “분양이 이뤄지면 주변 시세가 오르고, 이후 단지는 다시 이를 기준으로 시세에 10%를 더해 분양할 수 있으니 분양가가 결국 전체 집값 상승을 이끈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6월 HUG는 분양 지침을 개정, 주변에 분양 후 1년 이상 지난 아파트가 있다면 신규 분양가는 그들의 평균 분양가보다 최대 5%만 더 받을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주변에 준공 아파트만 있는 경우 평균 매매가를 넘지 않도록 못 박았다. 윤 의원은 “서울시에서는 새 아파트 공급이 대부분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들이 시세 상승을 주도해왔다”며 “서울에 입주하기를 원하는 무주택 서민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획기적 공급대책을 내놓고 분양가 규제도 일관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아라기자 ar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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