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부동산] 12·16 대책에도 매물 호가 높여…매수는 관망세

경제·산업 입력 2019-12-17 15:49:10 수정 2019-12-17 15:49:10 이아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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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앵커]

정부가 어제 18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습니다. 시장에선 대출, 세금, 청약, 공급 등을 아우르는 전방위 종합대책이라는 점에서 강도 높은 대책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다주택자들에게 양도세를 일시 완화해 집을 내놓으라는 시그널을 보내면서도 대출을 차단해 서울에 똘똘한 한 채로 몰리는 수요를 차단하려는 정부의 의도도 엿보입니다. 24주 연속 오르고 있는 서울 집값은 잡힐까요. 시장 분위기는 어떤지 부동산팀 정창신, 이아라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어제 종합대책이 나왔잖아요. 서울엔 강남, 송파 지역에 15억 넘는 아파트가 곳곳에 있습니다. 우선 정창신기자가 송파구 잠실동 일대를 비롯해 대출이 막힌 15억 넘는 단지 분위기를 살펴봤죠.
 

[정창신기자]
네. 당장 오늘부터 대책이 시행되지만 현장에서 아직 어느 정도 약발이 먹힐지 알 수 없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인데요. 이런 가운데 잠실 아파트 단지에선 여전히 호가를 높인 매물들이 나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매수세는 크지 않은 가운데 차분히 관망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단 준비한 레포트 보시죠.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아파트 단지.
여긴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로 불리며 송파구 집값을 이끌고 있는 곳입니다.


15억원이 넘는 집들이 즐비해 대출을 낀 수요가 많은 곳입니다.
어제 종합 부동산대책이 나왔지만 여전히 집주인들은 호가를 높이는 모습입니다.
 

[싱크] 잠실 일대 중개업소
“지금 새로 나오는 매물은요. 21억, 22억 이렇게 나와요. 1단지, 2단지 거의 대부분이 엘스랑 리센츠랑 비슷해요.”


집주인들이 집값을 올려보지만 수요자들의 매수 문의는 많지 않은 모습입니다.
대책 효과를 판단하기엔 이른 시점이라 관망하고 있는 겁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등에서 비슷한 모습입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15억 초과 고가아파트 가구수 비중은 강남구가 70.9%에 달합니다.
서초구는 67.4%, 송파구46.7%, 용산구 36.8% 등 순입니다.


일부 중개업소에선 대책 시행 이전 계약한 것으로 서류를 작성하면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고 방법을 알려줍니다.
 

[싱크] 잠실 일대 중개업소
“이때까지 상례에 의하면 계약기준으로 저희가 항상 잡혔었거든요. 계약일을 조정하는 방법은 있을 수 있겠죠. 그런 방법밖에 없을 거에요.”


업계에선 수요가 줄면 급격한 집값 하락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숨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싱크] 김은진 / 부동산114 리서치팀장
“이번 대책으로 세부담이 더욱 가중돼 시세 차익 등의 기대심리가 상당부분 꺾일 것으로 보입니다. 갭투자 등 가수요의 추가적인 주택시장 유입이 줄고 최근 상승폭이 재차 가팔라지고 있는 서울 아파트값의 숨고르기가 예상됩니다.”
서울경제TV 정창신입니다.


[앵커]
네. 잘 봤습니다.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고, 보통 대책이 나오면 당분간 관망하는 모습이 나타나곤 하죠. 지금도 그런 분위기 같은데요. 강동구 둔촌동에 낡은 단지에서도 비슷한 모습이죠.
 

[정창신기자]
네. 강동구 둔촌동 프라자 아파트의 경우를 보면요. 전용 109㎡의 경우 8억5,000만~9억2,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와 있는데요.


이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이 단지 매수를 하려고 매물을 찾던 수요자가 대책이 나오자 좀 기다렸다 사겠다며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대책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두고 보겠단 거죠. 이처럼 고가 아파트 외에도 9억 이하 아파트에서도 당장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 대책이 보유세를 대폭 올리는 대신 10년 이상 보유 주택에 대해 양도세 중과를 없애 매도를 유도하고 있는데요. 효과가 어떨거 같습니까? 과거 사례를 좀 살펴보면요. 지난 2013년이죠. 지난 정부때 5년간 모든 아파트에 양도세 비과세 조치를 해줬어요.
실제로 10년 이상 보유한 집주인에 세액공제 아니라 양도세를 비과세 해준 건데요.
 

[정창신기자]
네. 당시 정부는 1세대 1주택자 중 6억이하, 전용 85㎡의 기존주택이나 신규주택, 미분양주택도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5년간 면제해줬는데요.


이렇다 보니까 당시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당시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집값 10~20% 정도 오르는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종합대책은 10년이상 1주택자에게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주고, 다주택자는 10년이상 보유해야 최대 30% 공제가 가능하거든요.


이런 매물이 얼마나 쏟아질까 하느냐입니다. 여기에 정부는 다주택자들을 임대사업자 등록하도록 유도했는데, 최근까지 꾸준히 늘었죠.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10월 기준 등록된 임대사업자는 총 46만5,000명입니다. 등록된 임대주택도 총 147만9,000가구에 달합니다. 이처럼 임대등록한 다주택자들은 최대 8년간 집을 내다 팔수 없으니까 이만큼 매물이 줄어드는 겁니다. /정창신기자 csjung@sedaily.com
 

[앵커]
이번엔 이아라기자. 15억 넘게 현금을 쥔 부자들은 여전히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까요. 이렇게 매수세가 꾸준하다면 집값 하락보다는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거잖아요.
 

[이아라기자]
네. 어제 발표 내용은 15억 초과하는 아파트는 대출 없이 현금으로만 사라는 겁니다. 15억 넘는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을 차단해 놓으면, 15억 넘는 고가 주택의 신규 매수는 줄어들지 않겠냐 하는 정부의 바람이 담긴 발표라고 볼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 발표가 현실적으로 집값 안정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느냐 하는 건데요. 집값이 떨어지려면, 매물이 많아야 합니다. 쉽게 말해서 사람들이 집을 다 팔아서 매물이 쏟아져 나오거나 아니면 새로 집을 지어서 신규 공급이 늘어야, 집값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공급 측면부터 살펴보면요. 각종 규제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 고가 주택의 공급이 늘 거라는 관측은 어렵습니다. 최근 한남 3구역 사례만 봐도, 정부가 재건축 재개발을 틀어막고 있는 상황이죠. 고가 주택 공급이 줄면 줄었지 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고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번 대책으로 줄줄이 매물을 내놓을까. 이 부분도 대해서도 시장 반응은 부정적입니다. 부동산 흐름은 단순히 부동산 정책, 부동산 시장 반응만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저금리가 장기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에 유동자금은 많은데 이자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부동산에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마디로 현금을 많이 쥔 사람일수록, 마땅히 투자할 곳이 부동산밖에 없다는 건데요. 이번 대책이 이런 경제 상황을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싱크] 이동현 /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15억 초과 아파트를 이미 보유하신 분들이 당장 매물을 내놓기 보다는 주변에 거래되는 사례라든지 또는 시장의 가격 변동 추이를 지켜보다가 내놓을지 가지고 갈지를 판단할 것 같습니다. 거래도 안될 거 아니에요. 대출이 안 되니까.”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이 막힌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가 줄 것이고 그렇다면 보유자들이 생각하는 ‘제 값’을 다 쳐서 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당장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오늘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하나더 내놨죠.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입니다.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60% 가량으로 저조하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이아라기자가 설명해주시죠.
 

[이아라기자]
네. 내년부터 공시가격이 대폭 오르게 되면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은 커질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국토부는 오늘(17일)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내놨습니다.


30억원 이상 아파트는 현실화율이 80%까지 오르는 등 고가 주택일수록 공시가가 많이 오르게 되는 겁니다.
시세가 9억원이 넘는 강남권이나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일부 단지에서 시세 9억원 이상인 공동주택은 공시가격이 20~30% 이상 오르고 다주택자 보유세는 50% 이상 상승할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요. 강남구 84㎡ 아파트의 경우 현재 시세가 23억5,000만원으로 올해 33.5% 올랐다면 내년도 공시가격은 17억6,300만원으로 53% 오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보유세는 629만7,000원으로 50% 상승합니다.


또 강남구 50㎡ 아파트와 서초구 84㎡ 아파트 두 채를 가진 집주인이라면 강남구 아파트가 올해 21.3% 올라 21억6,000만원이 됐고 서초구 집이 20.1% 상승해 34억원이 됐다면 공시가격은 각각 16억400만원(상승률 40.2%)과 26억9,500만원(41.6%)으로 오릅니다. 이 경우 보유세는 7,480만2,000원으로 95.9% 오르게 됩니다.


다만 정부는 지나친 가격 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실화율 인상분에 상한을 두기로 했는데요. 상한은 9억∼15억원은 8%포인트, 15억∼30억원은 10%포인트, 30억원 이상은 12%포인트입니다. /이아라기자 ara@sedaily.com
 

[앵커]
네. 알겠습니다. 매매시장과 별개로 이번 대책은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인데요. 내년 초 대단위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둔촌주공아파트가 있죠. 유민호기자가 시장 분위기는 어떤지 짚어봤습니다. 준비한 레포트 보시죠.
 

[유민호기자]

국내에서 가장 큰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둔촌주공아파트.
현재 분양가를 두고, 재건축 조합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간 막판 줄다리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청약시장 최대어로 꼽힙니다.


대출과 청약 규제 등을 담은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 다음 날.
단지 일대 중개업소는 차분한 모습입니다.
 

[인터뷰] 둔촌동 인근 공인중개사
“(문의) 아직 없어요. 이번 주 지나봐야 알지. 당분간 주춤하지 않을까 싶어요.”


12·16 대책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 크게 늘었습니다.
서울 27개동에서 수도권 322개동으로 확대됐습니다.


서울에선 강남 4구를 포함해 마포·용산·성동구. 이른바 ‘마·용·성’이 모두 묶였고, 과천과 광명 등 집값이 들썩였던 일부 지역도 분양가가 제한됩니다.


분양가가 묶이는 곳이 대폭 늘면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의 발길은 청약시장으로 더 쏠릴 것으로 관측됩니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대1 정도였지만, 지난 8월 상한제 공론화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달 기준 41대1로 뛰었습니다.


[인터뷰] 양지영 / R&C연구소장
“대출이라든가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긴 하지만 새 아파트 기대 수요가 크기 때문에 청약시장 쏠림이 계속해서…”


이번 대책으로 분양가가 15억원이 넘으면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막히지만, 현재도 HUG가 분양가 9억원 초과 주택은 중도금 대출을 해주지 않아서 큰 영향은 없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서울경제TV 유민호입니다. /yo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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