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손태승·함영주 ‘DLF 사태’ 중징계…영향은
[서울경제TV=유민호기자]
[앵커]
대규모 원금손실을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DLF 사태를 두고 금융감독원의 마지막 제재심의위원회가 어제(30일) 마무리됐습니다. 제재심 위원들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를 내렸는데요. 은행 지배구조와 맞물리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영향이 있을지 금융팀 유민호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유기자. 첫 번째 제재심이 열리기 전부터 중징계를 사전 통보하긴 했는데 이변은 없었네요. 먼저 짚고 가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오후 2시에 시작한 세 번째 제재심은 밤 9시가 돼서야 끝났습니다. 결과는 중징계. 우리은행장을 겸하고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DLF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영주 부회장에는 ‘문책경고’가 내려졌습니다.
두 수장과 동시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징계를 받았습니다. 제재심은 6개월간 일부 업무정지와 과태료 부과를 결정하고 이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두 회장 모두 직접 제재심에 출석해 반론을 펼쳤지만, 징계는 막을 순 없었습니다.
[앵커]
제재심이 모두 3차례. 여기에 한 번 열릴 때마다 밤늦게까지 양측이 팽팽하게 맞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중징계를 결정한 배경은 뭔가요?
[기자]
네. 핵심은 DLF를 판매해서 사회적 문제로 번진 책임이 CEO에게도 있다고 본 겁니다. 은행 창구에서 상품을 판매한 직원들 탓으로 돌리기보단 은행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이번 DLF 사태를 낳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금감원이 지속해서 ‘소비자 보호’를 강조해온 만큼 민간위원들로 꾸려진 제재심도 이를 반영했단 분석입니다.
[앵커]
제재심은 의결을 마무리했고, 바로 징계가 효력이 발생하는 건가요? 향후 절차도 알려주시죠.
[기자]
네. 곧바로 효력이 발생하는 건 아닙니다. 우선 공은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넘어갔습니다. 임원 징계는 금감장의 전결로 확정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앞서 윤 원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재심 결과를 존중하겠단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습니다.
손태승 회장, 함영주 부회장에 대한 중징계는 확정적인 것으로 읽힙니다. 오늘 윤 원장은 출근길에 “가급적 빨리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은행. 즉 기관에 대한 징계는 절차가 더 남아있습니다. 기관 제재는 금융위원회 내 증권선물위원회와 전체회의를 거쳐 확정되는데요. 먼저 증선위가 과태료를 얼마 부과할 것이지 결정을 내리고,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마지막으로 의결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모든 징계 절차를 밟아야 난 다음에 관련 내용이 은행에 통지되기 때문에 CEO 중징계 효력도 이때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는 오늘 “일정을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이르면 3월 초에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게 관심이 큰 이유가 징계 내리고, 벌 받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CEO들의 향후 거취에도 영향을 줘서잖아요. 연임에 도전하는 손태승 회장에겐 어떤 영향을 주는 겁니까?
[기자]
말 그대로 직격탄입니다. 우선 금감원이 금융사 임원에게 내릴 수 있는 제재 단계와 그 내용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징계는 ‘문책경고’인데요. 세 번째로 무거운 징계입니다. 남은 임기까지 현직을 유지할 순 있지만, 앞으로 3년 동안 금융회사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말 우리금융 임원추천후보위원회는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일찌감치 결정하고, 오는 3월 주주총회만 남겨둔 상황이었는데요. 앞서 말한 것처럼 금융위원회가 증선위와 전체회의를 다음 달에 연달아 열고 손 회장과 우리은행에 대한 징계를 확정 지으면 금융사 취업이 3년간 막히기 때문에 곧바로 제동이 걸리는 겁니다.
[앵커]
하나금융도 살펴보죠. 함영주 부회장은 거취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함영주 부회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 하나금융 후계 구도도 크게 흔들릴 전망입니다. 세 번 연임을 한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내년에 끝나는데요. 은행장에서 승진한 함 부회장은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혀왔습니다. 회장 도전의 꿈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제재심 징계가 후계 판도에 막대한 영향을 준거네요. 은행들 반응은 나온 게 좀 있나요?
[기자]
네. 양쪽 전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제재심 결과도 전날 밤늦게 나온 만큼 오늘은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단 방침입니다. 파급력이 크고, 이례적인 중징계가 내려졌기 때문에 곧바로 금융당국과 각을 세우면서 치고 나가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순순히 징계를 받고 CEO 자리를 포기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로 나올 가능성도 있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조치에 대해 행정소송 등 법적대응에 나서면, 일단 손태승 회장이나 함영주 부회장도 자리를 지켜나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3월 주주총회 이전에 소송을 제기해서 금감원과 법적다툼에 들어가면, 소송이 끝날 때까지 징계 효력이 발휘되지 않아서 손 회장의 연임이 가능하게 됩니다. 일단 하나은행은 소송 가능성은 열어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소송에 들어가더라도 DLF 사태로 여론이 등을 돌린 데다 금융당국과 맞서면서까지 회장직을 지킬 수 있을 것이냐를 두고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회장직을 이어가더라도 리더십에 큰 손상이 갈 것이 뻔해서 향후 대응방안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오늘이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가 결정되기로 한 날이잖아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곧바로 영향을 줬습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확정을 위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예정된 날인데요. 우리은행은 오후에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은행장 추천 일정을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이유는 ‘새로운 여건 변화’라고 했는데 이번 중징계 확정으로 모든 일정이 중단된 겁니다.
후보로는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 이동연 우리 FIS 대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등 3명이 오른 상황인데요. 업계에서는 손 회장의 연임 여부가 판가름 나야지만, 은행장 선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지난해 금융권을 뒤흔든 DLF 사태. 올해도 소비자 보상과 지배구조 문제로 쉽게 매듭지어지진 않을 것 같네요. 유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you@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김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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