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투자전략]외국인 떠나는 코스피…반등 여부 의견 엇갈려
[서울경제TV=양한나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국내 증시의 반등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현재 5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2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5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최근 5거래일간 3조4,54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공매도 규모 역시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2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891억원에 육박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외국인의 움직임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과 추가적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공매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기업실적은 물론 실물경제까지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팬더믹 현상으로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뚜렷한 과매도 상태이지만, 한편에선 대규모 패시브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3월을 기점으로 잦아들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달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양적 완화 등이 예상되면서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도 하향 안정화되며 이는 외국인의 매도세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 역시 경기부양에 착수했으며 4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거시 경제 지표가 악화될 수록 미국의 대책은 강하게 나올 것”이라며 “증시가 반등한다면 테크, 플랫폼 기업이 다시 주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오는 3일에 예정된 미국 민주당 경선(슈퍼화요일)과 4일 발표되는 미국 ISM(공급관리협회)제조업지수, 서비스업지수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980선대로 내려앉았으나 이익 모멘텀은 강해져 코스피지수 2,000선 밑에서는 적극적으로 매수를 조언한다”면서 “현재 ROE(자기자본이익률) 7.8%, 원달러환율 1,220원을 가정했을 때 적정한 코스피지수의 저점은 2,020선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거 불거진 지난 1월 20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12.3% 떨어진데 반해 올해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은 2.78% 하락하는데 그쳤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배로 떨어졌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월 들어 중국 증시가 V자로 가파르게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신규 확진자 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일별 신규 확진자 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국내를 넘어 유럽을 포함한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는 추세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소비, 생산 등 실물경제 위축을 넘어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기침체로 내수가 무너지고 수출길마저 막힐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등 ‘과도한 가계부채’의 상환이 어려워지고 금융사들의 건전성마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one_shee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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