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라임·신한금투 투자한 IIG 펀드 ‘빈털털이’

문화·생활 입력 2020-04-03 16:25:59 수정 2020-04-03 16:25:59 전혁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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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TRS 계약을 맺고 미국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냈다는 보도 보셨는데요. 전혁수 기자, 이소연 기자와 조금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두분 안녕하세요.


[서울경제TV=전혁수, 이소연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라임 환매중단 사태, 현재까지의 상황을 조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이소연 기자]

일단, 가장 먼저 환매 중단이 불거졌던 플루토 FI D-1호 펀드와 테티스 2호 펀드에 대한 회계법인 실사 결과가 지난 2월 발표됐습니다.


실사 결과, 비상장 사모사채와 부동산을 주로 편입했던 플루토 FI D-1호 펀드의 예상회수율 범위는 50~68%로 집계됐고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 사채(BW) 투자가 상당수였던 테티스 2호 펀드의 예상 회수율 범위는 58~79%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이 같은 회수율은 모펀드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요. 자펀드로 세분화해서 보면 ‘AI스타’처럼 TRS(총수익스와프)를 사용한 일부 펀드는 손실률이 100%에 달합니다.


플루토 TF, 일명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는 오늘 삼일회계법인에서 라임자산운용 측에 전달됐습니다.  


올해 초 환매 중단이 선언된 크레디트인슈어드 펀드의 경우, 지난 2월 금감원이 “주요 구성이 플루토FI와 플루토 TF와 비슷해 별도의 실사 진행 필요성이 없다”고 언급한 만큼 실사 계획이 언급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장 조사도 진행을 앞두고 있는데요. 지난 2월 신한금융투자와 라임자산운용, 대신증권 등 관련사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지만, 3월로 예정됐던 금감원의 합동 현장 조사는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상황이었습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현장 조사를 시기를 조율하던 금감원이었는데, 바로 어제(2일)죠.


금융당국은 “라임 사태 관련자들이 속속 검찰에 소환되는 상황인데다, 라임자산운용 직원들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있어 현장 조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오는 9일부터 신한금융투자와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고 전해왔습니다. 


이후 오는 20일부터는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조사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데요, 그런데 앞서 레포트를 보니 라임과 신한금투가 미국에서 IIG라는 업체한테 사기를 당했다고 하는데, 이 업체는 생소해요. 전 기자, IIG는 어떤 회사인가요.


[전혁수 기자]

IIG는 인터네셔널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약자이고요, 미국 뉴욕에 위치한 무역금융투자 전문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 폰지사기 행각이 발각됐는데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에서 작년 IIG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2007년부터 폰지사기를 벌여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폰지사기라면 돌려막기를 했다는 건가요?


[전혁수 기자]

네, SEC 조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는데요. 저희가 입수한 SEC 조사 자료에 따르면 IIG는 2007년 남미 커피사업에 투자했다가 3,000만달러의 손실을 내고, 투자자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가짜 대출로 손실을 숨겼습니다. 2010년에는 해산물 사업에 투자를 했다가 다시 3,000만 달러 손실을 냈고요, 역시 같은 방법으로 이를 은폐했습니다.


이후 2013년 IIG는 2억2,000만달러 규모의 론담보대출을 냈고요, 대출금으로 손실을 메워가면서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2017년 대출 상환 시기가 돌아오자,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했고, 여기에 라임과 신한금투가 걸려든 것이죠.


[앵커]

전 기자 취재대로라면 라임과 신한금투가 폰지사기업체한테 사기를 당했다는 건데, IIG가 돌려막기를 시작한 게 2007년부터예요.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잖아요. 레포트를 보니까 소송이 있었다고 하는데, 소송내용은 뭐였나요?


[전혁수 기자]

2015년 10월 29일에 네덜란드령 퀴라소 소재 자이로뱅크가 IIG가 부실채권을 판매했다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IIG는 자이로뱅크로부터 9,300만달러 규모의 부당대출을 받았습니다.


이 일로 자이로뱅크 전 은행장인 에릭 가르시아씨가 횡령, 회계조작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고요, 당연히 IIG는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았습니다. 자이로뱅크는 현재 파산한 상태입니다.


[앵커]

혐의로 봤을 때, 소송 사실을 알았다면 투자를 하기에는 굉장히 부적절해 보이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이 기자, 신한금투는 이걸 몰랐다고 한다면서요.


[이소연 기자]

투자 심의가 제대로 진행됐다면, 소송이 진행 중인 운용사에, 그것도 부실한 운용이 논란이 된 운용사 펀드에 투자를 진행할 수는 없었을 텐데요.


지난 2007년부터의 부실한 운용은 IIG 내부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몰랐다고 하더라도, 2015년부터 진행된 소송은 검토를 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 측에 문의를 했는데요. 앞서 레포트에서 언급된 것처럼 신한금투는 TRS 계약을 이유로 책임을 라임자산운용에 돌렸습니다. TRS 계약을 통해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에 투자 결정은 라임이 내렸다는 것인데요.

 

신한금융투자에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심의를 진행하지 않았을 리는 없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라임자산운용에게 IIG 펀드 투자와 관련한 자료를 받아 검토했다”며 “해당 자료에는 2015년 소송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라임자산운용 측은 “조사 중인 사안이라 개별 응대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 외에 어떤 답변도 하지 않는 상황이고요.


[앵커]

통상적으로 TRS 계약이 투자에 대한 손실 보전 방법을 어느 정도 정해놓고 진행되기는 한다지만,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정도의 사안을 모르는 게 말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인데요. 


[이소연 기자]

신한금투는 저희가 계속해서 부실 검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증권사가 개인의 주문으로 종목을 매수할 때 해당 기업에 대해 세세하게 검증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신한금투의 답변에도 부실 검증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아서, 저희는 법조계나 금융업계에 추가적인 문의를 했습니다. 그 결과 “소송 정도의 사안이라면 당연히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파악을 했어야 한다”, “아무리 TRS 계약일지라도 부실한 곳에 투자해 지금처럼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 확인하지 않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이번 신한금투와 라임의 사례처럼 개인이 투자하는 펀드에 TRS가 개입된 것은 처음이라 TRS 계약서를 확인해봐야 한다”, “기존에 진행되던 TRS 계약을 기준으로 하면, TRS 계약에 따른 자금을 운용하는데 증권사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의견으로 양분됐습니다. 


[앵커]

여기서 또 중요한 게 투자자들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냐는 거잖아요. 전 기자, IIG 펀드에 투자한 돈이 얼마나 남아있나요?


[전혁수 기자]

안타깝지만, IIG 쪽으로 투자된 돈을 회수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SEC가 IIG에 대해 구형을 내렸는데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3,523만779달러의 배상책임을 묻지만 민사적 성격의 배상은 아니다”, 그 이유가 “IIG의 재정상태와 경영지속성 부족으로 비춰봤을 때 IIG에 대한 민사를 철회한다”는 겁니다. 사실상 IIG가 빈털털이란 얘기로 보입니다.


[앵커]

전혁수 기자 얘기대로라면, 자금 회수가 순탄치 않아 보이는데요. 투자자들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이소연 기자]

이 부분은 법조계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고, 이로 인해 대응하는 법무법인도 갈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단은 앞서 이전 이슈플러스에서 전해드렸던 것처럼 법무법인 한누리는 ‘사기나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에 따른 계약 취소’로 가닥을 잡고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라임 사태 초기에 저희가 이슈플러스에서 투자자들의 대응 방법 설명을 위해 모셨던 정민규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광화 역시 지난 2월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등을 고소한 바 있습니다. 


다만 계약 시점에 따라 사기에 따른 계약 취소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방송으로 전해드리지는 않았지만, 저희가 지난달 30일 신한금융투자와 라임자산운용이 부실을 인지한 시점이 2018년 5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품 판매가 계속됐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또 다른 변호사님께서는 “2018년 5월 부실을 인지하기 전까지는 판매사 역시 펀드의 부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실은 인지한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에는 손해배상 책임 정도가 가능할 것이고, 부실을 인지한 이후 가입한 상황이어야 사기에 따른 계약취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씀 주셨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까 들어오기 전에 두 분 기자들과 얘기를 하다보니 IIG 펀드의 마케팅사가 원래 따로 있다는 얘기를 했잖아요.


[전혁수 기자]

네, IIG가 2017년 돌려막기를 위해 새로운 무역금융펀드인 GTFF, STFF를 조성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IIG가 이 펀드들과 관련해 SEC에 등록한 자료를 보면, 마케터 항목에 한국업체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그레이트 서비스 코프 코리아라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경영컨설팅, 신재생에너지 컨설팅, 태양광 관련 부품 도소매, 수출입, 무역업, 무역중개업을 하는 회사인데요. 대표와 이사들이 모두 Y씨로 성이 같습니다. 나이나 주소지 등으로 살펴보면 가족 회사로 추정이 되고요,


특이한 점은 이분들의 국적이 모두 캐나다라는 점입니다. 현재 도피중인 라임 이종필 부사장도 국적이 캐나다죠.


현장을 찾아가봤는데 Y씨를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건물 관계자들을 통해 주로 미국에서 일을 하고, 2~3년에 한번 정도 들어온다는 정도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전혁수, 이소연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wjsgurtn@sedaily.com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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