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분기 성적표, 영업익 적자 털어냈다…“동학개미 덕”
1분기 영업손실 기록한 6곳 모두 영업이익 기록
동학개미 덕…증권사 트레이딩 부문 실적 증가
신금투·대신證, 라임 충당금 여파…영업익 ‘-’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증권사들의 올 2분기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급락했던 1분기와 달리 2분기 시장이 상승한 결과는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상당수 반영됐다. 1분기 증권사 곳곳에서 보였던 영업손실은 사라졌고, 대부분의 증권사가 영업이익 상승을 경험했다.
◇시장 회복되니 영업이익 회복…1분기 적자 극복 = 지난 1분기 증권사 영업이익에는 불안했던 시장이 고스란히 반영됐었다. 상당수 증권사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학개미’의 영향으로 올 2분기 시장이 회복하며 증권사 상당수는 영업이익 흑자전환 혹은 상승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증권사는 교보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KTB투자증권·KB증권·SK증권 등 총 6곳이었다. 이들 중 SK증권을 제외한 5곳의 증권사는 모두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분기에 예상보다 큰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올 2분기에 연결 기준 영업이익 3,635억원과 당기순이익 2,95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지난 1분기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 들어 주요국 증시가 회복되면서 주된 적자 요인이었던 파생상품과 해외펀드의 평가손실이 대부분 회복됐고 국내 주식투자자가 늘면서 위탁매매(BK) 부문 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흑자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대체투자 등에서 성과를 내며 실적을 견인했다”며 “향후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한 시장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운용프로세스 고도화 및 리스크관리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증권의 영업이익은 올 2분기 31억원이었다. 이는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작년 2분기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이다. 다만,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1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당기순이익 부문을 살펴봤을 때, 44억원을 기록한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28억원) 대비 55.96% 증가한 수준이었다.
◇고마운 동학개미…동학개미 관련 수익 ‘쏠쏠’ = 동학개미의 활발한 주식 투자에 따른 주식 거래량 급증은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2분기 당기순이익 3,041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사 중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가 기록한 당기순이익 3,041억원은 증권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 3,000억원을 넘긴 수치로,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트레이딩 이익은 전 분기 대비 479% 증가한 3,198억원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도 트레이딩 부문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NH투자증권이 기록한 적자는 1,716억원이었는데, 올 2분기에는 2,34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2분기 당기순이익은 2,30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41.60% 급증했다.
개인 고객이 많은 키움증권도 동학개미 덕을 톡톡히 봤다. 키움증권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2,21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2.11% 증가했다. 2분기 키움증권의 리테일 수익은 1,65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6% 증가했는데, 이 중 수탁수수료수익은 전 분기 대비 134.5% 증가한 2,889억원이었다.
10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메리츠증권도 트레이딩 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메리츠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55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2.15% 증가했다. 지난 10일 실적 공시를 하던 당시 메리츠증권 측은 “2분기에는 트레이딩 부문이 주식과 채권거래를 통해 우수한 수익을 거뒀다”며 “투자은행(IB)·홀세일(법인영업)·소매판매(리테일)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신금투·대신證, ‘라임 사태’ 여파…영업익 역성장 = 라임자산운용 충당금 등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된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올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올 2분기에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와 전년 대비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올 2분기 104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77.60%, 전년 대비 85.53%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신한지주 실적 공시 당시 신한 측은 “라임 펀드와 관련한 충당금 적립 1,248억원과 영업외비용 769억원 등 세전 2,016억원이 2분기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대신증권 역시 올 2분기 라임 충당금 등의 여파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4일 공시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올 2분기 영업손실을 190억원으로 이는 전 분기와 전년 대비 모두 역성장을 기록한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또한 올 2분기에 당기순손실 -283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와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삼성證, 매출액·영업익·당기순익 모두 ‘+’ 성장 = 삼성증권의 경우, 올 2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모든 측면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대부분의 증권사들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증가를 이뤄냈지만, 1분기 대비 매출액은 역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눈에 띈다.
삼성증권의 올 2분기 실적은 매출액 2,167억원과 영업이익 1,765억원, 당기순이익 1,317억원이다. 삼성증권 측은 “국내외 주식거래 활성화로 수탁수수료 역대 최고실적 달성했고, WM부문이 금융시장의 머니무브와 언택트 트렌드를 리드하며 자산 및 고객 기반을 크게 강화한 덕분에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액 성장과 관련해서는 “매출액 상승률만을 두고 별도로 분석을 해보지 않았다”며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상승을 기록한 배경에는 다른 증권사들이 자회사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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