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더 노후한 곳 탈락”…'들쭉날쭉' 공공재개발

경제·산업 입력 2021-02-19 10:22:29 수정 2021-02-19 10:22:29 지혜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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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컨설팅 “노후도 84%…30년 경과 주택 74%”
서울시, 성북5 ‘퇴짜’…"연면적 노후도 안 맞아"
성북5보다 노후도 낮은 성북1은 반려 안 돼
성북1, 법률 의견서 제출해 2010 기준 적용
예정지역보다 노후도 높은 해제지역엔 ‘깐깐’

[앵커]

흑석2구역 등 1차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에 이어, 다음 달에는 신규·해제 지역 신청지 50여 곳 중에서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가 발표되죠. 그러나 벌써부터 심사 기준을 둘러싸고 형평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해당 지역이 얼마나 정비가 시급한지를 알려주는 노후도 기준 때문인데요. 같은 후보지끼리 다른 노후도 기준이 적용됐다고 합니다. 논란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성북5구역에 지혜진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스탠딩]

“이곳은 공공재개발 신청지 성북5구역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낡고 비좁은 이 골목은 성인 한 명이 지나다니기도 어렵습니다.”

 

[기자]

구역 곳곳이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 위태위태하고 빈집도 많아 성북5구역 주민들은 공공재개발 후보지가 되는 데 필요한 노후도 조건엔 자신 있었습니다.


성북5구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한 공공재개발 사전컨설팅에서도 평균 84%라는 높은 노후도 결과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0월 LH가 컨설팅한 자료를 보면 이 구역에서 30년 이상 노후주택은 전체의 74%, 20년이 경과된 주택은 17%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성북5구역의 노후도가 기준에 못 미친다며, 이달 초 구청으로 신청서류를 돌려보냈습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소유주들이 알아보니 공공재개발에는 2015년 도입된 ‘2025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이 적용돼, 건물 노후도뿐 아니라 연면적 노후도도 합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성북5구역보다 신축빌라가 많고 노후도도 낮은 성북1구역의 서류는 반려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5구역 소유주들은 구청 관계자들이 1구역만 별도로 노후도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도왔다고 주장합니다.

 

[싱크] 모현숙 / 성북5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원장

“성북1구역은 공모기준에 있는 2025 기준으로 하게 되면 아예 후보지 대상에도 되지 않으니 무언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려주고, 성북구청의 과장, 팀장, 주무관이 함께 수차례 회의를 통해서 방안을 마련해서…”

 

1구역은 연면적 노후도를 합산하지 않아도 되는 기본계획을 적용받게 해달라는 법무법인 의견서를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랴부랴 5구역도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시에는 전달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성북1구역은 이미 재개발예정구역이라 2010 기본계획에 따라 연면적 노후도를 포함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미 노후도 요건을 달성해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으나 ‘뉴타운 출구전략’ 등으로 구역 해제당한 곳들은 이전보다 깐깐한 기준으로 심사를 받게 됩니다. 반대로 노후도나 동의율 요건을 달성하지 못해 수십 년간 예정구역으로 묶여 있던 곳은 상대적으로 쉬운 기준을 적용받게 됩니다.

 

이처럼 구역별로 다른 노후도 기준이 적용되면서 주거정비가 시급한 곳이 오히려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지혜진입니다. /heyjin@sedaily.com

 

[영상취재 이창훈 /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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