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비트코인 결제중단 기습선언에 가상화폐 급락

[서울경제TV=정순영 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1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의 구매 결제 허용을 돌연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가상화폐가 일제히 급락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테슬라 차의 비트코인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며 전기차 구매를 허용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했지만, 이날 전기를 대규모로 소비하는 비트코인 채굴 방식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결제 허용 중단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비트코인 채굴 방식이 석탄 등 화석 연료 사용 급증을 초래하고 탄소 배출량 증가로 이어져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심각한 문제로 지적돼온 부분이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우리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 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상화폐가 유망한 미래를 갖고 있다고 믿지만 환경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머스크는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팔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트코인 채굴이 좀 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비트코인의 테슬라 차 결제를 다시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머스크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가상 화폐를 대안으로 찾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비트코인 채굴 방식 외에 어떤 가상화폐가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머스크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선언 이후 미국 서부 시간 기준 오후 5시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는 일제히 하락했다.

머스크 발언으로 직격탄을 맞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5만달러 선이 붕괴됐고, 15% 이상 급락한 4만6,887.24달러로 내려앉았다.

이더리움은 10.80% 하락한 3,599.46달러를 기록했고, 도지코인은 22.47% 급락해 0.36달러로 떨어졌다.

13일 오후 한국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약 9% 낮은 6,3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3시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1비트코인 당 6,319만원을 기록하고 

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큰 이더리움 가격은 빗썸과 업비트에서 현재 각 495만2,000원, 497만원이다./binia9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