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자구안 제출…석화 산업재편안 향방은

경제·산업 입력 2025-12-20 08:00:10 수정 2025-12-20 08:00:10 김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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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김혜영기자] 정부가 예고한 석유화학 산업 재편 로드맵 발표 시점이 임박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석화업계에 연간 NCC 생산 규모를 270만~370만t 줄이기 위한 자발적 구조조정안을 연말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선 자구안 제출, 후 지원책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여수·울산·대산 등 핵심 석화 산단에서는 이미 일부 기업들이 설비 효율화와 사업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여수산단에서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NCC 중심의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소재와 전지 소재 연계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적자 사업 정리와 설비 슬림화를 통해 재무 부담을 줄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총 200만t 규모의 NCC 2기(1공장 120만t, 2공장 80만t)를, GS칼텍스는 90만t 규모의 NCC 1기를 가동 중이다. 

이 가운데, LG화학은 19일 산업통상부에 석유화학 구조개편 계획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LG화학은 구체적인 재편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의 이행 및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개편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재편 계획안 자료를 제출했다"며 "제출 여부 외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합작법인(JV)을 설립한 뒤 설비가 노후하고 GS칼텍스 공장과 거리가 먼 LG화학 1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재편안에 담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여천NCC의 재편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여천NCC를 둘러싼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의 갈등이 ‘자금 지원’에 이어 ‘공장 폐쇄’를 두고 2라운드에 접어들며 우려의 시각도 상존한다. DL케미칼이 여천NCC 1,2공장 폐쇄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공동대주주인 한화솔루션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DL케미칼은 수익성 증대를 목표로 에틸렌 생산량을 90만 톤까지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물량이 많은 1공장(90만t)이나 2공장(91만5000t)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솔루션은 현재 가동 중단 상태인 연 47만 톤 규모의 3공장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 

대산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가장 먼저 지난달 구조조정 계획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110만t 규모의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폐쇄하는 재편안을 제출했다.

울산산단에서는 SK지오센트릭(66만t), 대한유화(90만t), 에쓰오일(18만t) 등 3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공동으로 재편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울산산단에 경우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완공을 앞두고 있어 생산량 조절이 시급한 상태다. 2026년 완공이 목표인 샤힌프로젝트는 최첨단 석유화학 복합시설로 연간 180만 톤의 에틸렌을 쏟아낼 예정이다. 이는 정부가 목표로 한 전체 감축 목표 물량의 절반 이상을 단숨에 채우는 규모다. 일부에선 에쓰오일이 타사 NCC 설비를 인수하거나 합작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울산 석화단지는 감축을 해야 할 기존 업체, 대규모 신규 공급을 할 에쓰오일, 그리고 ‘고도화’와 ‘안정화’ 사이에서 갈등하는 정부라는 삼각 딜레마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산업 재편이 단순한 불황 대응이 아니라, NCC 중심 성장 모델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상황에서, 범용 석화 제품으로는 수익성 회복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세제지원 등 로드맵이 언제, 얼마나 강한 신호를 줄지도 관건이다. 석유화학 산업 재편의 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최종 방향은 아직 안갯속에 있는 모습이다. /hyk@sead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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