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으로 얼룩진 금융권 국감
[앵커]
오늘(7일)이 금융권의 두 번째 국정감사입니다. 어제 금융위원회에 이어 오늘은 금융감독원 국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감에서는 가계부채 문제 외에 대장동 의혹 문제가 국감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어 ‘대장동 국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금융권에서 가계부채와 가상자산 거래소 관리 문제, 머지사태 등 논의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대장동 의혹’으로 뒷전으로 밀리는 분위기입니다. 국감에서 나온 얘기 금융부 윤다혜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나와 있습니까.
[기자]
네.
[앵커] Q. ‘대장동 의혹’, 금융권 국감까지 왜?
최근에 대장동 의혹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금융권 국감까지 이어지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먼저 대장동 의혹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대장동 의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 특혜성 이익을 줬다는 내용입니다.
대장동 택지개발은 성남 분당의 노른자 땅인 대장동 부지에 총 1조1,500억원을 들여 5,900여가구를 분양하는 도시개발 사업입니다. 2014년 당시 이재명 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 공공과 민영을 절반씩 사업을 추진했는데요.
시행을 성남의 뜰이 맡았고 여기에 투자자로 참여한 게 화천대유자산관리였습니다. 여기서 금융권과 이어지는 이유는 하나은행의 수수료 추가 논란이 있기 때문인데요.
하나은행은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하나·국민·기업은행·동양생명·하나자산신탁·화천대유를 컨소시엄으로 구성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주관사로 참여했습니다.
하나은행이 받은 200억원은 이 대가로 받은 주관 수수료로, 약정된 금액이었습니다. 그러나 2019년 1월 성남의뜰에서 하나은행에 돌연 100억원의 수수료를 추가 지급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하나은행이 약정된 수수료 외에 100억원을 더 받았다는 논란이 이어지며 금융권 국감이 대장동 국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Q. 하나은행 수수료 논란 질의는
결국 하나은행 수수료 논란인 건데요. 국감 현장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겠네요.
[기자]
네. 하나은행 수수료 논란도 의원실에서 나온 얘기이며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흐름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습니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하나은행이 지난 2018년 ‘성남의뜰’로부터 사업 주관 수수료 200억원을 받은 뒤 이듬해 100억원을 추가로 받았다며 지급 경위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정보분석원, FIU가 수상한 자금흐름을 확인하고 경찰통보했다고 하는데 2019년과 2020년 수상한자금 인출이 이뤄진 시기”라며 “국회는 계좌추적 등 자금 조사할 수 없고 FIU 권한 중 자금조사가 법에 들어있으니 FIU를 통해 불법로비자금흐름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도 “대장동 개발사업은 1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72억원이라는 보증금을 내야 하고 400억원의 초기 자금이 필요했다”며 “특히 투자자문사인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제공한 자금 상당 부분을 개인으로부터 조달하는데,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인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재벌이라도 아무 정보없이 투자가 가능한 건지, 또 FIU가 킨앤파트너스의 자금흐름을 추적한 적이 있는지, 최 이사장의 400억원이라는 돈이 어디서 생긴 것인지 자금흐름을 추적한 적이 있는지” 등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Q. ‘대장동 의혹’, 금융 수장들 입장은
어제는 금융위원장, 오늘 금융감독원장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똑같이 질문을 받았다면서요. 금융 수장들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네. 먼저 금감원은 왜 미리 확인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정은보 원장은 ‘은행들에 대해 종합검사를 하고도 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으면 금감원의 시스템 문제’라는 박수영 의원의 지적에 “금감원의 역할은 금융산업 건전성을 유지하고 금융시장 안정화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일”이라며 “은행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보면 대출이나 투자한 것들이 법령에 맞는지 대출한 것들이 부실화가 되지 않았는지를 중심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대장동 의혹 관련해 하나은행과 SK증권 등에 대한 검사 여부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습니다.
윤주경 의원은 “대장동 의혹들을 검·경 수사에 맡기면 왜 금감원이 존재하냐”며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고 한참 지나서 검·경수사가 진행됐는데 도대체 금감원은 아무것도 안 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정 원장은 “검사를 나가는 데 있어선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는데 당시에는 검사를 할만한 법적인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현재 규정상으로도 보면 형사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선 회계 감리를 하지 않다는 규정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같은 질문은 어제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받았습니다.
고 위원장은 하나은행 수수료 추가 지급에 대해 금융위가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는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 지적에 검경 수사를 지켜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Q. ‘대장동 의혹’ 외 다른 이슈는
대장동 의혹 외에도 1,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가상자산 거래소 관리 문제, 머지사태,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 등 여러 사안들이 있는데 제대로 논의는 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최근 금융권 전반 대출 조이기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는 추가 발표될 대책에 실수요자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이뤄지도록 제한하겠다는 내용 말곤 크게 변화가 없습니다.
이번 국감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의지를 재확인한 시간 정도였습니다. 고승범 위원장은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금융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가계부채 증가율을 6%대로 관리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 코로나19 관련해 완화적인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가계대출이 많이 늘었다”며 “실물경제 악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긴 했지만, 지금은 더 대출이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결국 가계부채 관리는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관리 강화 추세는 계속 가져가려 한다”며 “갑작스러운 규제라기보다 하반기부터 강화하려는 그런 계획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국감 최대 쟁점이 대장동 의혹이 되면서 다른 이슈들은 묻히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논의될지 걱정이 커집니다.
[앵커]
네. 대장동 의혹에 묻힌 씁쓸한 국감이 되고 있는 것 같네요. 얘기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yunda@sedaily.com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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