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인상 서막 열렸다…한은 ‘인상보폭’ 넓힐 듯

증권·금융 입력 2022-05-06 11:14:04 수정 2022-05-06 11:14:04 최재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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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스텝’본격 시동 2번만 올려도 한-미 금리 역전
유럽도 금리인상 시작하거나 ‘빅스템’ 카드 만지작
한은 금리 5차례 모두 인상 가능성 높아…빅스텝도

[사진=게티이미지]

[서울경제TV=최재영기자] 미국이 예상대로 4일(현지시간)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시장 전망대로 금리인상 보폭을 넓힌 ‘빅스텝’을 본격화 한 점이 더 주목 받는다. 


미국은 ‘빅스텝’을 시작하는 배경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제일 먼저 꼽았다. 치솟고 있는 물가 상황은 한국을 포함해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비슷한 경제상황에 놓인 전세계 국가들도 금리 인상 발걸음이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마친 뒤 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0.75~1.0%로 운영된다. 


주목할 점은 이날 금리 인상 배경이다. 제롬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그 고통을 잘 알고 있으며 물가를 잡으려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미 연준이 0.25%포인트 씩 금리 인상을 버리고 바로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22년 만에 처음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제롬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사진=FOMC]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연간 8.5% 상승했다. 이는 최근 40년간 가장 가파른 규모다. 식품과 소비재 가격이 급등한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석유와 농산물에서도 급등 움직임이 보였다. 


연준은 이날 8조9,000억달러 수준의 양적 긴축에도 들어갔다. 금리인상과 자산축소 카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중앙은행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공격적인 통화정책이라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심각성을 더한다.  


파월 의장은 또 “높아진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가격 안정을 회복하려면 최대한 빠르고 효과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발언 직후 두 번의 추가적인 빅스텝도 예고했다. 


미국의 현재 추세라면 올 연말 금리는 3%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재 글로벌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금리는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는 올해 말 2.50~2.75%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리의 고점 통과는 단정하기 힘들지만 통화긴축과 중국‧유로존 경기 둔화 등을 보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될 전망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또 “물가향방에 따라 금리 최준 수준은 시장에 반영된 3%대 초반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다”며 “시장금리가 오버슈팅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고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하기도 시기상조”라고 내다봤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사진=유럽중앙은행]

◇빨리진 글로벌 금리인상 시계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전세계 각 나라들도 금리인상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앞서 캐나다와 뉴질랜드가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시작했고 호주도 11년만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들 국가들 역시 인플레이션을 최우선 과제로 내놓았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고됐다. 


6년째 제로금리를 유지하던 유로존도 조만간 인상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14일 유로존 기준금리를 0% 동결했다. 지난 3월 기준 유로존 물가는 목표치(2.0%)의 4배에 육박하는 7.5%로 나타났다. 이런 환경에서도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ECB는 최근 다시 인상 카드를 만지기 시작했다. 당초 7월로 예상했던 금리 인상은 6월로 앞당겨졌고 인상 폭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6일 “ECB가 6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논의할 예정이며 금리인상을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등이 정책정상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5일 필립레인(Philip Lane) ECB 수석이코노미스트 발언을 인용해 “기준금리를 플러스 영역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주목해야 할 점은 인상 날짜가 아닌 인상폭(길이)가 더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필립레인은 또 로이터에 “각국의 이사들은 7월보다 더 빨리 조치(인상)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금리인상은)점진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서울경제TV]

◇미국발 금리인상 한은도 금리 '빅스텝' 밟을까
미국과 전세계 각국이 빅스텝 혹은 뚜렷한 금리 인상기조를 밝히면서 한국은행 금리 인상 시기와 폭도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기정사실화 됐다. 한국은 외화유출과 수입물가 상승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는 미국이 빅스텝을 밟으면서 한국 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지고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올 최고 2.75%에 이른다. 현재 한은의 통화정챙회의는 5차례 남았는데 모두 인상해야만 한미 금리 역전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은이 7월 중에는 한 차례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시각은 인상 폭이다. 미 연준은 한번에 0.75%포인트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보면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시 자이언트스텝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한은도 한 차례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나온다. 한국 역시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서 인상 폭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치솟는 물가상승에 대응에 나설 것“이라면서 ”올 연말까지 금리를 인상해 2.5%까지 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cjy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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