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IPO따상은 ‘옛말’…원금만 돌려다오
[앵커]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고 있습니다. IPO는 성공이라는 인식이 불과 일년 만에 깨진건데요. 부진한 IPO시장에 대해 증권부 최민정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나와있습니까?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벌써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등 여섯곳의 기업이 상장을 철회했는데요. 기업들이 상장을 중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미국의 긴축 우려 부담감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가치 3조원급의 대어로 평가받던 원스토어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는데요. 희망공모가 밴드를 3만4,300에서 4만1,700원으로 제시했는데, 대다수 기관이 밴드 하단보다 더 낮은 2만5,000원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장 철회를 결정했습니다.
태림페이퍼도 마찬가지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때 희망공모가(1만9,000~2만2,000원)보다 낮은 금액에서 투자하겠다는 기관이 많아, 결국 상장을 철회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태림페이퍼 관계자는 “이번 IPO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로부터 업계 1위로서의 시장 영향력과, 친환경 주주정책 등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다만 최근 증시의 변동성과 불안성이 크고, 시기적으로 당사의 온전한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 추진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따상’, ‘따상상’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었던 작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모습인데요. 오늘 상장한 대명에너지는 공모가를 하회했다고요.
[기자]
따상은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결정된 뒤 상장한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의미했는데요. 작년 국내 증시 환경이 좋으며 따상, 따상상, 심지어 따상상상을 기록하는 경우도 생기며 유행으로 번졌습니다.
SK바이오팜은 따상상상, 카카오게임즈는 따상상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은 기업공개는 성공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일년 사이 코스피가 3,000선에서 2,500선로 내려오고, 글로벌 증시환경이 좋지 않자, IPO는 성공이라는 인식이 깨지며 흥행 실패가 번지고 있습니다.
오늘(16일) 상장한 대명에너지는 개장 직후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되더니 9.71% 하락한 1만3,9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앵커]
IPO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어도 흥행에 성공한 기업들이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시스템 반도체 전문 디자인 솔루션 기업으로 알려진 가온칩스와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흥행에 성공했는데요.
가온칩스는 지난 12일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무려 7조6,000억원의 증거금이 몰리고, 2,000: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도 최종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 초과인 1만4,000원으로 확정되며 기업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또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0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에 일반 수요예측에서 약 6조원 증거금을 모았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 지수 조정으로 인해 IPO종목에 대한 선별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공모가 확정에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 같네요. IPO를 앞둔 주요 기업은 어디가 있나요?
[기자]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쏘카, 컬리, 현대오일뱅크, SSG닷컴, 카카오모빌리티, CJ올리브영 등이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쏘카의 기업가치를 2조~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상장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이르면 상반기 내 상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컬리도 지난 3월 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예상 기업가치로 4조~7조원으로 점쳐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외 예상 시가총액으로 현대오일뱅크 10조원, SSG닷컴 8조원에서 10조원, 카카오모빌리티 6~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2분기 이후 대어급들의 상장이 남은 만큼 기업공개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공모주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감소할 전망이지만 2분기는 계절적으로 IPO투자 성과가 좋은 시기라는 점과 1분기 큰 폭의 주식시장 하락으로 2분기 이후 반등이 예상되다는 점에서 IPO 투자 수익률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작년에 IPO(기업공개)시장의 호황으로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달성했는데, 올해는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증권사 실적에도 먹구름이 꼈다고요.
[기자]
침체된 IPO시장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의 주관 실적도 축소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모규모에 비례해 증권사들의 보수가 정해지는데요.
지금처럼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증가하거나 공모가가 낮게 책정되면 증권사들이 가져가는 돈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IPO시장의 축소와 변동성이 큰 증시 속에 올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또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침체된 IPO시장에 대한 이야기부터 앞으로 IPO를 준비중인 기업들까지, 증권부 최민정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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