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삼성은 울고 있는데…평택시의 속셈은?

[평택=정태석기자]
"기자님. 기사 잘 봤습니다. 슈퍼갑집이란 말이 이래서 나오는 거 아닙니까. 업체 길들이기를 이러식으로까지 해야 하는지 정말 상식 이하 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담당 과장이 바뀐 이후부터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취재과정에서 만난 환경업체 한 관계자의 말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아예 노골적으로까지 표현했다.(관련기사 지난 6일 보도)
그는 "무려 9개월 넘게 질질 끌다가 끝내는 속내를 보였다"며 "처음엔 협조를 잘해주는 것처럼 하다가 이거해라, 저거해라, 왜 허락없이 공사현장에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했느냐 등의 온갖 트집을 잡아 압박하더니, 결국 공사감리 발주는 평택시가 주관하겠다고 요구한 건 감리를 앞세워 자신의 입맛대로 하겠다는 속내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토목공사에서부터 시설에 들어가는 모든 자재까지 감리를 통해 평택시가 이른바 '컨트롤' 하겠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를테면 폐수시설에 들어가는 전기, 토목, 처리시설 자재 등에 대한 설계가 마무리됐다 하더라도 평택시가 요구하면 언제든지 바뀔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특정업체 밀어주기식'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렇기 때문에 업체 길들이기와 '슈퍼갑질'이란 수준을 넘어 "그 뒤에 숨겨진 속셈이 보인다"는 의심까지 나오는걸까?
김덕형 경기 평택시 생태하천과장은 "감리발주 권한을 평택시가 맡겠다고 한 것은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함이고, 지금까지 비협조적이거나 업체 길들이기한 사실이 없다"며 업계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같은 업무를 맡고 있는 다른 공무원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민간기업에서 공사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공사를 놓고 처음부터 협의한 것도 아니고, 평택시가 이제와서 감리 부분만 딱 잘라서 맡는다는 게 사실 오해 받을만 짓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반도체 3기 라인 건립과 관련된 타 부서의 행정처리는 어떻게 이어졌을까. 말 그대로 정반대 수준이었다.
반도체 3기 라인 가동과 맞물린 시설은 폐수시설 뿐 아니라 공업용수 공급 또한 절대적인 요소다. 삼성이 추가로 필요한 물은 일일 25만톤. 현재 공급시설 22만톤을 합치면 모두 47만톤 규모다.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800억원 가량을 쓰는 양이다.
이 업무를 맡고 있는 평택시 수도과는 작년부터 삼성 측과 본격적인 업무 협의를 통해 올 4월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MOU를 체결하고, 삼성이 요청한 모든 행정처리를 마무리 했다.
평택시 수도과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3, 4기 가동에 대한 과업이 워낙 중대하고 시급했기 때문에 여기에 매달린 직원들이 밤샘작업을 이어가면서 업무를 처리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당시 고된 나날을 회상했다.
앞으로 삼성 반도체 3, 4기 라인과 함께 만들어져야 할 폐수시설 규모는 모두 17만500톤(일일 처리규모)가량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사업비만 해도 2,100억원이 넘게 투입 되는데, 전액 삼성이 부담한다.
취재가 시작되자 평택시는 함구령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구 70만 명을 바라보며 지도가 바뀔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는 평택시의 현재 모습. 이를 뒷받침 하고 있는 평택시의 행정이 그야말로 후진국 수준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jts59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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