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최악의 인플레 불끄기 본격 시동… 사상 첫 빅스텝 배경은
[서울경제TV=최재영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본격 대응하겠다는 결정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선 상황에서 7%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에 이어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를 넘어서면서 시장에 보다 강력한 신호를 주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은은 13일 오전 9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 연 1.75%인 기준금리를 0.5%포인트를 올려 2.25%로 결정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기준금리를 도입한 2008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또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인상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데는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6.0% 상승해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한은은 물론 정부에서는 소비자물가가 7%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올해 초 1%대였던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난달에는 3.3%까지 치솟았다. 이런 추세라면 5%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상황이다.
시장에서도 이같이 인플레이션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기존의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으로는 대응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이달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스텝을 단행할 것이 확실시 되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도 짙어졌다.
따라서 한은으로서도 정책적 시각이 좁아질 수밖에는 상황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도 불안장세를 보여 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서야 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한은 역시 또한번 시험대에 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이미 자이언트스텝 이후 빅스텝 전망까지 내놓은 상황이어서 한미기준금리 역전상황과 외환시장 불안장세를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은의 빅스텝은 이미 예고된 상황인데 문제는 다음 기준금리를 두고 또한 번 더 빅스텝을 밟을지가 관심사”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현재 인플레이션을 본다면 한은도 다음 금리 인상에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jy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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