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환율급등 심각…위기 수준은 아니다”

[서울경제TV=최재영기자] 금융권이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해 우려스럽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6일 금융감독원은 김영주 부원장보 주재로 은행권과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에는 시중은행 자금당등 부행장과 JP모건, 도이치뱅크, BNP파리바 등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 대표들도 화상 회의로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 상당수는 원화가치 하락에 대해 “우려스럽다”면서도 “유로화, 엔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도 하락처럼 달러화 강세에 기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 수급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또 이날 참석자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일방적 위험회피 상황에 대해서는 “동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특히 외국계은행들은 “국내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화 유동성은 양호하다”며 “이런 상황을 볼 때 과거 위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단 달러화 강세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글로벌 긴축이 빨라지고 무역량이 감소하고 있어 한국과 같은 수출 국가는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어 좀 더 강한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국내은행들은 자체점검 결과를 내놓고 외화유동성은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달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24.2%로 규제비율(80%)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김 부원장보는 “대내외 불안요인이 단기간내에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장기적 관점으로 보고 위기상황에서 외화유동성 대응이 가능하도록 외화 조달과 운용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원장보는 또 “일부 은행이 추진중인 보험사와 외화증권 대차거래와 같이 유사시 외화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는 신규 수단을 적극 발굴해달라”며 “위기시 신속하게 외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각 은행 사정에 맞게 선제적으로 확보해달라”고 주문했다. /cjy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