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파키스탄 비극…“내일은 당신의 나라일수도”

경제·산업 입력 2022-10-17 20:10:10 수정 2022-10-17 20:10:10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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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세계 최악의 홍수가 파키스탄에서 발생했는데요. 대홍수피해 현장을 둘러 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세계에서 수많은 재난을 봤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기후 참사는 본 적이 없다”고 탄식할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대홍수로 인한 인명피해도 엄청나지만 경제적영향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오늘은 파키스탄대홍수의 원인과 경제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말 그대로 최악의 대홍수라고 하는데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지요?

 

[반기성 센터장]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에서는 지난 달 2일에 ‘올해 파키스탄의 홍수가 왜 이렇게 극심한가’라는 논문을 게재했는데요. 

 

연구팀들은 첫 번째 원인으로 폭염을 꼽았습니다. 올 봄에 파키스탄 지역에서 온도가 40 °C 이상으로 장기간 지속되었으며 자코바다드지역은 51 °C를 넘어섰는데요. 이렇게 따뜻한 공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포함할 수 있구요. 폭염을 가져온 열돔현상이 서쪽인 아라비아해에서 다가오는 강한 기압골과 연관된 강력한 몬순을 불렀다고 연구팀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파키스탄의 서쪽인 유럽의 폭염과 동쪽인 중국의 폭염이 파키스탄의 대홍수를 부른 기압계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둘째 원인으로는 빙하가 녹아서인데요. COMSATS 대학의 기후 과학자인 아타르 후세인은 봄철의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북부 산악 지역의 빙하가 녹으면서 인더스 강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증가한 것이 홍수피해를 키웠다고 말합니다. 즉 빙하가 녹은 물이 인더스강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몬순의 호우와 겹쳐 홍수피해가 커진 것이지요. 

 

그리고 셋째 원인으로는 라니냐이었는데요. 라니냐로 인한 몬순발달도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기온이 상승하는 기후위기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15일에 세계기상귀인(WWA)에 속한 9개국 26명의 과학자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이 파키스탄 홍수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발표했습니다. 

 

영국 런던 그랜섬 연구소의 프리데리케 오토는 “파키스탄에 발생한 홍수는 우리가 수년 동안 전망해온 기후 예측과 정확히 일치한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강우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몬순을 연구하는 하경자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데워진 바다가 수증기를 계속 내뿜는 데다가 공기도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고 육지로 계절풍을 타고 수증기가 수송되면서 파키스탄 등의 극한홍수가 발생한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지요. 이제 홍수는 기후위기로 인해 어느 나라나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앵커] 

그렇다면 파키스탄에 내린 대홍수는 어느 정도의 비를 내린 건가요?

 

[반기성 센터장]

6월 하순부터 8월까지만 파키스탄에서는 예년 평균보다 190% 많은 391㎜의 비가 쏟아졌으며, 특히 피해가 큰 신드주의 경우 8월에만 평년 대비 약 8배에 달하는 ‘물 폭탄’이 쏟아졌구요. 

 

발루치스탄주 남부는 통상 우기 강우량의 5배 넘는 폭우가 내렸다고 합니다.

 

그림에서 붉은 색일수록 비가 더 많이 내린 지역인데요. 신드 주의 한 지역은 월 평균 강우량이 46mm인데 이번에 1228mm를 내렸다고 해요. 무려 30배 이상의 비가 내린 겁니다. 

 

[앵커]

이렇게 전 국토의 1/3이 물에 잠겼다면 피해가 정말 컸을 것 같은데요.

 

[반기성 센터장]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국이 지난달 17일까지 집계한 피해를 보면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가 1,545명, 부상자가 1만2,850명입니다. 

특히 어린이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압둘라 파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파키스탄 대표는 “홍수로 1,600만명의 어린이들이 피해를 보았으며 이 중 최소 340만명은 긴급한 구조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지요. 

 

시설피해로는 170만 채 이상의 주택이 파괴되고 3,3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구요. 파키스탄 가정의 중요한 생계 자원인 71만9,000마리 이상의 가축이 죽었으며 약 200만 에이커의 농작물과 과수원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영국의 BBC방송이 9월 19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대홍수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최대 약 55조7,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이 액수는 2021년 파키스탄 국내총생산(GDP)의 11% 규모로 정말 엄청납니다. 

 

현재 파키스탄은 재정이 파탄나면서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상황에서 엄청난 재난이 발생하자 정부관계자들도 넋을 잃고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이산화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한 파키스탄이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피해가 너무 큰데 복구할 돈마저 없다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당신의 나라일 수 있다“는 경고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당장 내년에라도 우리나라가 파키스탄처럼 대홍수가 발생할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우리 모두 기후변화를 저지하는 운동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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