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반도체 수출 부진은 주요국 ICT 시장 침체가 원인”

경제·산업 입력 2023-08-28 16:31:16 수정 2023-08-28 16:31:16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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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무역협회]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한국무역협회(무협)28일 트레이드타워에서 무역 현안 관련 제6차 언론 간담회를 개최하고 수출입 동향 및 수출 부진 요인 분석, 수출 회복 시점 전망 및 대응 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정만기 부회장,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이 자리했다.

 

정만기 부회장은 상반기 수출부진에 대해 작년 4분기부터 금년 1분기까지는 수출 물량과 단가가 동시에 감소했지만 물량은 2분기부터 1.2% 증가했고, 유가와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며 14.3% 하락했다며 상반기 수출부진은 주로 단가하락에 기인했다고 말했다.

 

현 수출 동향에 대해 정 부회장은 코로나 19 완화로 대면사회로 전환되면서 세계 IT제품 수요는 급감한 반면, 코로나19 시기 이연된 수요로 인해 자동차 생산과 수요는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무협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IT제품 수출은 급감했지만 자동차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컴퓨터·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가전 등 5IT품목의 상반기 수출감소는 전체 수출감소의 76.9%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정 부회장은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요인에 대해 단기요인은 글로벌 ICT제품 시장 침체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미국과 EU, 중국 등 주요국 경제가 1~2% 성장세를 유지하며 총 수입은 6~8%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ICT 수입은 10%~20%로 급감했다. 정 부회장은 급격한 ICT 수입을 두고 미국이 내수와 서비스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무협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의 5ICT 산업 수입은 15.7% 감소했는데, 이는 비ICT 수입 감소치인 4.8%3배에 달한다. 미국의 ICT 수입 감소율을 국가별로 보면 대중국 26.2%, 대베트남 11.7%, 대한국 44.8% 감소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과 베트남의 ICT 수출이 줄어들면서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 비중도 줄어들었다. 반도체는 ICT 제품의 부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까지 대중국 반도체 수출 감소로 인한 반도체 무역적자 93억 달러는 대중국 무역수지가 작년 흑자에서 144억 달러 적자로 전환하도록 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부진은 미국, 유럽 세계 ICT제품 수요 급감으로 인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CT부품 수요부진에 기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과 베트남으로의 수출 둔화 역시 세계 ICT제품 수요 급감에 의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다만, 반도체를 포함한 ICT품목이 전년 수준의 수출을 유지했더라고 대중국 적자는 35억 달러로 나타나는 점에 대해서는 구조적 심각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무협은 전했다.

 

무협은 중국 경기회복에 따른 우리 GDP의 영향보다는 미국과 EU 주요국 ICT 시장 둔화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올해 5.1%보다 0.5p 낮은 4.6%로 전망되는 것에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영향도 있지만 경제 규모가 클수록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당연하며 중국처럼 큰 규모의 국가가 5% 성장률을 보이는 것도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정 부회장은 중국의 경기가 기대보다는 빨리 회복 안돼서 우려되긴 하지만 코로나 때 재정적자가 많고, 기존에는 침체기에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 완화했지만 지금은 이런 재정 투입 방법을 적용 불가하기 때문에 주의해서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우리나라 수출 부진의 구조적 요인으로 수출 경쟁력 및 수출산업기반 약화를 꼽았다. 무협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이후 5년간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악화되고 한국의 산업입지 매력도가 저하되면서 반도체 착시에 매몰된 사이 세계 수출시장점유율은 20173.23% 이후 2023년 상반기 2.62%까지 하락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수준의 수출시장 점유율로 후퇴한 것이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은 수출 시장 점유율이 증가했고 미국과 대만은 대동소이한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정 부회장은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세계수출시장 점유율 감소 원인으로 지난 5년간의 국내 설비투자 위축, 외국인 투자유입 정체, 해외직접투자 확대, 스타트업 창업 및 성장 부진을 꼽았다.

 

이어 정 부회장은 경쟁력과 수출산업 기반 약화 원인으로 생산인구감소, 기업규제, 높은 임금수준과 노동경직성, 낮은 혁신역량과 생산성 등 복합요인이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무협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대비 257만명 감소한 3,381만명으로 매년 35만명의 생산인구가 감소해 노동력 부족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인구부족 상황에서도 여성인력은 경제참여율이 낮다. 여성 노동참여율은 202059%로 개선됐으나 OECD 평균인 65%에 비하면 매우 낮으며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부분에 치중된 경향이 있다.

 

또한 STEM(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입학자의 24%만 여성으로 독일과 일본ㄴ보다 매우 낮다.

 

정 부회장은 갈로파고스적 규제도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무역, 경쟁 및 사업 운영에 대한 장벽 부과 상품시장규제는 OCED 중 가장 제한적이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도 규제가 적용돼 청년층은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결혼과 출산율도 저하되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투자가 감소하며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규직 해고 규제는 주로 청년과 여성으로 구성된 임시직 확대로 이어져 기술 효율성과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R&D 추자 비중은 4.7%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지만 연구개발과 과학의 생산성은 매우 낮다. 또한 정부의 R&D 지원은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고, 지원 프로그램의 파편화로 성과는 높지 않다.

 

정 부회장은 단기적으로 우리의 수출회복은 글로벌 ICT시장 회복 시기에 좌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IT제품은 2024년부터 수요 회복이 예상되며 반도체는 이보다 이른 금년 4분기부터 회복세가 전망된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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