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문화 일류도시 순천, 공공의료도 일류"

전국 입력 2023-11-10 19:31:29 수정 2023-11-10 19:31:29 김준원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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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인프라 확충…심뇌혈관센터 유치, 순환당직제 운영

노관규 순천시장(왼쪽 네번째)이 달빛어린이병원과 운영업무 협약식을 맺었다. [사진=순천시]

[순천=김준원 기자]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980만 관람객 방문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거두고 지난달에 폐막했다.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는 순천시가 남해안벨트의 허브도시로서 가능성을 국내외로부터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정주도시의 기본요건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도 받게 됐다.


지금 순천은 “정원박람회는 목표가 아니라 일류도시로 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는 노관규 순천시장의 시정운영 철학을 따라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일류순천이 되는 길을 찾아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공공의료 용역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순천시] 

 

◇공공의료에서도 ‘순천하세요’


순천시는 최근 국민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일류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현재 공공의료시스템의 한계를 노출한 일편이라고 볼 수 있다. 한밤중 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수많은 환자들이 각각의 이유로 응급실을 찾아오고, 드라마에서 보던 응급실의 ‘낭만닥터’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한밤중의 응급실은 환자와 가족도 고통스럽고 일하고 있는 의료진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곳이다. 누구를 탓할 상황은 아니다. 경제의 편향적 발전이 나타낸 자본시장경제의 취약점이 응급의료분야에서도 지역별 편차를 보이며 지방일수록 갈 곳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28만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순천시의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이 전국 평균을 웃돈다는 것이다. 전원율은 그 지역에서 환자를 치료하지 못해 타 지역의 큰 병원으로 보내는 비율이다. 


2021년 기준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은 전국 평균 4%인데 순천은 10%가 넘는다. 안타깝게도 순천을 비롯한 여수, 광양 등 전남 동부권이 의료 위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바로 인접한 곳에 광양제철소, 여천산단 등 공업지역이 산재해 있고 전남 동부권 인구는 1백만이라고 하면서도 변변한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없어 대도시로 환자들이 찾아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 순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보건 의료시스템은 점점 무너져가는 지역의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시는 시민의 건강 보호와 공공보건 의료정책을 지원하고 관내 의료기관 컨트롤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순천시 보건의료행정을 중심으로 급성기병원 25개 의료기관과 응급의료기관·시설 6개, 소방서 등이 한 팀이 되어 대학병원급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한다는 발상이다.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구급대가 병원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응급의료 플랫폼을 통해 적합한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해 주는 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응급실 뺑뺑이는 없다’ 


노관규 시장은 응급의료시스템의 청사진을 완성하고 관내 의료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과 소통으로 2024년 말까지 공공보건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스템 운영에 적합한 형태의 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를 낳아야 지방소멸·국가소멸 막을 수 있다


전국 지자체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부담은 극단적인 출산율의 저하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국이 됐다. 2050년이 넘으면 인구가 3천만 명 이하로 내려가 현재의 반 토막이 된다는 소식이 언론에 나오고 있다. 합계 출산율 0.8이란 수치가 가져온 결과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국가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위기 탈출을 위해 각 지자체마다 색다른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다. 첫째 아이부터 수백만 원을 지급하고 둘째, 셋째를 낳으면 1천만 원을 넘는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는 곳이 허다하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산부인과와 출산한 아이가 아프면 찾을 수 있는 소아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살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 원정 출산을 해야하고 아픈 아이를 데리고 먼 곳까지 진료를 다녀야 한다. 이것도 의료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순천시에서는 인구 절벽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도록 임신과 출산, 육아의 안정성을 위해 산부인과와 소아과 진료 공백이 생기지 않는 공공의료체계를 만들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이 그 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다행히 순천에는 임신 5개월부터 출산 후 1개월까지 임산부와 태아를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는 전국 유일 ‘주산기전문병원’과 여성아동병원이 있어 병원 간 협업을 통해 주말·야간 소아 진료 공백을 없앨 수 있다. 


순천시에서는 관련 병원들과 협약을 맺고 다음달 20일부터 전남지역 최초로 본격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산부 전용 구급차’ 예산도 확보하여 고위험산모 등 긴급분만 응급상황에 처한 임산부들이 최소한 전남 동부지역에서는 안심하고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달빛어린이병원’은 대도시에 소재한 병원에서도 전공의 부족 등의 이유로 운영을 포기한 사례가 있지만 순천시에서는 현대여성아동병원과 미즈여성아동병원 등 관내 소아 산부인과 전문병원들의 적극적인 협력에 힘입어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순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의 핵심에는 심뇌혈관센터 유치와 필수의료분야 순환당직제 운영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심뇌혈관센터는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의 치료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전문 응급진료기관으로 지역완결형 의료체계의 중요한 부분이다. 시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심뇌혈관질환센터 유치 등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공공의료팀을 별도로 신설해 응급의료기관과 긴밀히 소통하고 대응책을 만들어 가고 있다.

 

권역 응급의료센터. [사진=순천시]

현재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성가롤로병원에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유치도 검토하고 있으며 시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의료장비 지원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순천에 유치되면 그동안 광주권역으로 이송되는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어 순천뿐만 아니라 전남 동부권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큰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시는 응급실을 내원했으나 성형외과, 안과 등 진료과목 부족으로 타지역으로 전원되어야 하는 환자들의 불편함과 지역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필수의료분야 순환당직제를 운영하려고 계획 중이다.


필수의료분야 순환당직제는 순천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책인 만큼 순천시는 응급의료기관과 지역 의사회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적시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합의를 도출할 생각이다.


시 관계자는 “암이나 만성질환은 서울 등 타지역 병원으로 가더라도 소아, 임산부, 심뇌혈관질환, 응급분야는 지역에서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라고 말했다. /kim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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