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조직 쇄신·주택 공급 '두마리 토끼' 잡을 수 있나

경제·산업 입력 2024-02-16 16:23:11 수정 2024-02-16 16:23:11 이지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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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착공 늘린다 했지만, 건설사 수익성 따지기 바빠
재무위험기관 상태서 18조 투입…"빚만 더 늘리는 격"

[사진=서울경제TV DB]

[서울경제TV=이지영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 공급 불안을 해소하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올해 업무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자금 여력이 없고,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수주를 꺼리는 건설사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LH의 계획은 이행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LH는 지난 13일 '5대 부문 1대 중점과제'를 담은 업무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10만 5,000가구 주택 인허가와 5만 가구 착공을 추진하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사업비 18조 4,000억 원의 65%를 상반기 중 조기 집행하는 것이 골자다.


◇건설업계 "시장 환경 녹록지 않아, LH사업 계획 따져 봐야"

문제는 착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건설 경기가 악화함에 따라 시공사들이 LH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사업성을 따지며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LH가 발주하는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경우, 안전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적극적으로 수주에 참여해 왔다. 빚을 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게 아닌 시공만 하고, LH로부터 공사비를 바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민영 사업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처럼 낮은 수익성이 건설사들의 LH 공공주택 사업 참여에 발목잡고 있다. LH 발주 공공주택 사업은 사업비가 정해져 건설사들이 직접 자잿값과 인건비 등을 계산해 이익을 얼마나 남길 수 있을지를 계산해서 사업에 참여한다. 그런데 지금 같은 건설 환경에서 사업에 착수했다가 자잿값과 인건비가 더 오를 경우 수익이 대폭 줄거나 아예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게 건설사들의 우려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자잿값과 인건비가 크게 오르고 있어서 이익을 남기기는커녕 오히려 건설사 측에서 비용을 더 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LH가 내놓은 사업 계획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시공' '전관예우' LH, 올해는 부동산 불안 해소 난제 풀어야

침체된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LH는 올해 총18조 4,0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사업비 22조4,235억 원에서 4조원 가량 줄어든 규모다. 재원 조달을 위해 LH는 올해 채권발행한도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3조 원으로 확정했다. 공동주택용지의 분양대금 연체 등에 따라 사업비 충당을 위한 LH의 채권 발행 규모는 올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부채비율 200%를 넘겨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돼 있는 상황에서 빚을 더 늘릴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해 LH는 해외채권까지 포함해 모두 10조9,000억 원을 발행했다.
 

이러한 자금 문제는 매입임대사업에 대한 실효성에도 물음표를 남긴다. LH는 도심에서 신속하 공급이 가능한 매입·전세임대를 전년 계획 대비 1만 호 이상 늘어난 6만5,000호(매입 3만 4,000호, 전세 3만1,000호)를 공급해 주거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매입임대주택이란 LH가 주택을 직접 사서 임대나 전세를 내주는 것인데, LH의 자금 여력이 이 계획을 충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LH 측은 "채권 발행과 기존에 갖고 있던 유보금,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자금 등 복합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충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LH가 내놓은 사업계획의 방향성은 맞긴 하지만, 시장에서 LH가 진행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따라주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자회견과 청문회 등을 통해 조직 쇄신을 천명한 이한준 사장이 올해 계획한 공공주택 공급을 달성해 낼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as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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