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 돌아다니는 '이동형 점포'…은행 생색내기에 금융소외층 울상
3년 9개월간 4대 은행 이동점포 출장 횟수 집계
우리銀 수도권 417회. 지방 181회로 3배 차이
KB·신한·하나銀도 2배 안팎 차이 보여
"서울지역 노인회관 출장이 금융접근성 향상 아냐"
[서울경제TV=김도하 기자] 가속화하는 은행 점포 감축의 대안으로 제시된 ‘이동형 점포’가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동형 점포는 코로나19 이후 대면 점포 수가 급격히 줄자 지방의 고령 수요자 등 금융소외계층 편익을 위해 제시된 것인데 실제로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출장 횟수가 지방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안양동안갑)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최근 4년간 이동형 점포 출장 행태를 분석해보면 수도권 출장이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부터 작년 9월 말까지 출장 횟수 기준으로 집계된 4대 시중은행의 이동 점포 전체 출장 횟수를 보면 ▲KB국민은행 수도권 317회, 지방 187회 ▲신한은행 수도권 162회, 지방 78회 ▲하나은행 수도권 317회, 지방 250회 ▲우리은행 수도권 497회, 지방 181회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이 2.74배로 가장 많은 차이를 보였고, 신한은행이 2.07배, KB국민은행 1.69배, 하나은행이 1.26배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4년간 600개 이상 점포를 줄이면서 대안책으로 이동형 점포를 운영했지만, 서울 등 수도권 내 출장이 주를 이룬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고령층을 위한 이동형 점포인 ‘KB 시니어라운지’ 서비스를 인천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신한은행은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복지관을 매달 25일 방문하는 ‘찾아가는 시니어 이동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은행도 서울·경기 지역중 고령 인구 비중이 높으면서 반경 1㎞에 우리은행과 우체국이 없는 지역을 골라 이동형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역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 향상을 위해 이동형 점포와 시니어 특화점포를 운영한다고 홍보했지만, 수도권에 그쳐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이동형 점포 운영이 대부분 수도권 시내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생색내기용이라고 지적한다.
윤민섭 한국금융소비자학회 이사는 "서울 시내 경우는 어느 지점을 폐쇄한다 하더라도 조금만 걷거나 이동하면 다른 점포를 찾을 수 있다"면서 "은행들이 서울 시내 노인복지회관 몇 곳을 돌면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향상시켰다고 홍보하는 모습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한 시골의 경우 은행 점포 한 곳이 폐쇄되면 1시간을 더 기다려 버스를 타고 더 먼 곳으로 은행을 찾아가야 하는 등 현실이 더욱 열악하다"고 덧붙였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중은행의 이동형 점포가 '생색내기용'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으려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이 점포가 운영되는지를 실적으로 발표하고, 당국은 그걸 토대로 경영평가에 반영해서 향후 인허가라던지, 겸용 업무 추진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은행들은 이동형 점포 출장 역시 경영의 효율성을 따져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제 논리 없이 온전한 ESG 차원에서는 지방 원격지 등으로 출장을 가는 것이 맞겠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한번의 출장도 효율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수요 부분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tsdoha.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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