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사라진 줄 알았는데”…기후변화로 ‘콜레라’ 창궐
[앵커]
의학이 발달하면서 많은 전염병이 사라졌지만, 일부는 다시 창궐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인 질병이 콜레라이지요. 2024년 1월12일 세계보건기구는 2023년 말 기준으로 세계 콜레라 발병보고 건수는 연간 66만7,000여건이며 사망자는 4,000여명이라고 밝혔는데요. 2022년의 세계 콜레라 발병 건수는 47만2,000여건, 사망자는 2,349명이었다고 합니다. 발병 건수는 41%, 사망자 수는 70%가 증가한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콜레라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네. 안녕하세요.
[앵커]
콜레라는 무엇을 말하나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콜레라(cholera)는 비브리오 콜레라라는 수인성 박테리아에 의해 발병하는데요. 전염되는 경로는 콜레라 박테리아가 섞인 배설물에 오염된 물을 먹거나 이를 함유한 조개나 가재를 먹을 때 콜레라에 감염됩니다.
비브리오 콜레라균은 해조류를 먹고사는 작은 요각류의 몸 위에 포자와 같은 형태로 수년간 살아 있는데요. 수온이 상승하고 영양분이 풍부해지면, 조류가 번성하고 요각류와 비브리오균이 번식하게 되지요.
이런 조건에서 콜레라가 발생하고 또 태풍이나 쓰나미로 인해 콜레라균이 포함된 바닷물이 내륙의 식수원을 오염시키면 인간에게 전염되면서 비극은 시작되는 것이지요. 특히 전쟁이나 분쟁, 극심한 기후재난으로 의료인프라가 파괴되거나 물이나 음식이 깨끗하지 않고 공중시설이 불결하게 되면 어느 나라도 가리지 않고 콜레라는 발생하게 됩니다.
콜레라는 천연두와 달리 한 번 걸리더라도 면역력이 생기지 않는 대신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잘 걸리지 않는데요. 튼튼하고 건강한 사람들의 위장과 내장에서는 콜레라균을 퇴치하는 산과 알칼리가 분비되기 때문이지요.
콜레라균은 끓는 물에서 바로 죽기 때문에 음식이나 물을 끓여 먹고, 안전한 위생 시설을 갖추면 콜레라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몇 시간 안에 사망할 수 있지만 즉시 치료를 받으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답니다.
[앵커]
역사적으로 콜레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고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콜레라의 공식적인 최초의 기록은 1563년 인도에서 집단 발생한 것이고요. 대규모로 유행한 때는 1817년 인도에서 시작해 아시아와 유럽에 영향을 주었을 때입니다.
1817년 콜레라가 인도를 강타했는데요. 이 병에 걸리면 몇 시간 안에 건강한 사람도 격렬하고 심한 설사와 구토를 일으킨 후 파르스름한 시체로 죽어갔지요. 누구도 왜 이 병이 생겼는지 몰랐는데요. 계급이 높든 돈이 많든 아무 상관이 없이 이 전염병에 걸리면 누구나 죽을 가능성이 매우 컸지요.
인도에서 발생한 콜레라는 전 세계로 퍼져갔는데요. 당시 영국은 인도 아시아 대륙을 정복하던 중이었는데 콜레라에 접촉한 영국군인이 아시아 도처에서 전쟁을 벌이면서 콜레라는 네팔,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동남아반도를 거쳐 아라비아까지 전파되었지요.
1824년에 일시적으로 유행을 멈춘 콜레라는 다시 1826년 제 2차 콜레라 펜데믹을 만들었지요. 벵골에서 시작된 콜레라는 모스크바는 물론 아랍까지 전파되는데요. 콜레라는 이슬람 성지순례자들에게 가장 두려운 질병이었다고 해요. 이후 영국과 독일, 그리고 미국까지 건너가면서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했지요.
[앵커]
그런데 현대의학이 발달한 최근에도 콜레라가 많이 발생한다고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그렇습니다. 2003년 페루의 대홍수로 콜레라가 발병하면서 50만 명이 감염되었고 5,000명이 사망한 적이 있고요. 2011년 아이티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사회기반시설은 무너진 가운데 오염된 물과 더러운 환경에서 콜레라가 발병하면서 3만 명 이상이 죽었고요.
2013년에는 멕시코에 콜레라가 유행했고요.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이라크의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의료체계가 무너진 가운데 콜레라가 창궐하면서 100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요.
2022년에는 44개국에서 콜레라 발병 사례가 보고되었는데, 이는 2021년에 발병 사례를 보고한 35개국보다 25% 증가한 수치이지요. 지금도 콜레라는 많은 나라에서 창궐하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60만~80만 명 정도가 발생하고 최대 1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콜레라가 기후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기후 변화가 심화됨에 따라 폭풍은 더 빈번하고 강력하며 습해지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WHO)는 빈곤과 분쟁이 전 세계 콜레라의 지속적인 원인으로 남아있지만, 기후 변화는 2021년에 시작된 콜레라의 급격한 세계적 급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합니다. 태풍으로 인한 사람들의 이주와 물 오염이 콜레라의 주범이라는 것이지요.
2022년 파키스탄에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게 되는데요. 상수도와 하수도의 오염으로 수십만 명이 콜레라에 감염되었지요. 나이지리아도 대홍수로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대피한 후 콜레라 환자가 수만 명이 감염되었습니다.
그런데 기후 변화는 콜레라에 홍수와 폭풍의 악화를 통해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기온과 더 길고 건조한 가뭄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심각한 물 부족으로 인해 남아있는 수원은 쉽게 오염되면서 콜레라가 창궐한다는 것이지요. 2023년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에서 콜레라 환자가 급증했던 것이 극심한 가뭄 이후였지요.
전문가들은 "콜레라는 불평등과 빈곤의 상징일 뿐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대개 저소득국가에 만연하는 콜레라를 퇴치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는 2023년에 1,085억원을 지원해서 각국에 글로벌 전략적 대비태세, 준비태세, 대응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청했고요.
여기에 더해 비상사태기금 216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도 했지요. 세계보건기구는 향후 지구온난화로 온도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아시아 지역도 콜레라의 안전지대는 아니다라고 경고했지요.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이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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