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깡통 대출’ 26% 늘어…부실 채권 급증하나
5대銀 무수익여신 3조5,207억…전년 대비 26.2%↑
건설·부동산업 부도·채무 불이행…무수익여신 증가 견인
시장 경기 둔화 따른 부실 채권 급증 가능성 제기
[앵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PF 부실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고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무수익여신 이른바 '깡통 대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깡통 대출 규모가 1년 사이 26% 이상 증가했는데, 시장에서는 부실 채권 급증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연아 기자입니다.
[기자]
고금리와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은행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무수익 여신, 이른바 깡통 대출 규모가 3조5,207억 원으로 1년 전 2조7,900억원보다 26.2% 증가했습니다.
모두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가운데 이자 뿐만 아니라 원금조차 받지 못하는 부실 채권입니다.
어제(17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별 무수익여신 규모를 보면, 농협은행이 50% 가까이 늘며 가장 큰 폭 증가를 기록했고,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소폭 감소했습니다.
농협은행의 무수익여신은 2022년 말 5,130억원에서 지난해 말 7,682억원으로 49.7% 늘었습니다.
어어, KB국민, 하나, 우리은행 순으로 무수익여신이 증가했습니다.
반면 신한은행은 6,060억원의 무수익여신을 기록해 전년 대비 4.2% 감소했습니다.
문제는 무수익여신 규모 증가를 견인하는 차주가 건설, 부동산업 회사라는 점입니다.
각 은행들의 거액 무수익여신 증가 업체 현황 등을 근거로 보면, 건설, 부동산업 회사 중심 부도, 채무 불이행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됩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심사를 꼼꼼하게 하고 있어 리스크 전이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건설, 부동산업 회사의 자금 상황 악화가 은행권 부실 채권 급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장에서는 성장률과 고용률 등 강세가 지속되는 미국 경제지표와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미국에 이어 국내 기준금리 조정 시점도 늦춰진다면, 건설 경기가 더욱 악화돼 부실 채권이 급증할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캠코 대상 부실 채권 매각에 속도를 높여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시장 리스크 전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서울경제TV 이연아입니다. / yalee@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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