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하반기 산업 전망 발표…“반도체 ‘맑음’, 건설 ‘흐림’”
이차전지, 신차 출시 및 美 대중 관세부과 따른 반사이익으로 ‘대체로 맑음’
“생산성 증대·고부가가치 전략 노력과 규제해소·세제지원 등 정책 노력 병행 필요”
[서울경제TV=황혜윤 인턴기자]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함께 진행한 ‘2024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산업은 ‘맑음’, 자동차‧조선‧이차전지‧바이오‧기계‧디스플레이‧섬유패션 업종은 ‘대체로 맑음’, 철강‧석유화학‧건설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했다.
반도체산업은 인공지능(AI) PC,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 IT 전방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와 메모리(DRAM, NAND) 가격 상승세 지속으로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맑음’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성장한 652억 달러, 2024년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9.8% 성장한 1,280억 달러 안팎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바이오, 기계, 디스플레이, 섬유패션산업은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수출 상승세에 힘입어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했다.
자동차업종은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내수는 높은 가계부채와 할부금리 등이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84만 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은 수출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08만 대로 예측했다.
조선업에서는 하반기 선박 수출액이 129.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러-우 전쟁, 홍해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장기화가 선박 수요의 증가 및 신조 발주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최근 중국 내 과잉생산으로 인한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 역시 이러한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설명이다. 그러나 LNG운반선 등 국내 주력선종에 대한 중국의 추격이 빠른 만큼 경쟁력 약화를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이차전지는 지난 상반기 전기차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들의 재고조정, 생산계획 연기 등이 배터리기업의 생산축소로 이어지며 난항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출시 및 미국의 대중(對中) 전기차·배터리 관세부과에 따른 반사이익 등에 힘입어 배터리 출하량이 상반기 대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은 미중갈등 심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일부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지난 5월 하원 상임위를 통과함에 따라 한・미 간 신규계약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인구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에 따라 하반기에도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하방리스크로 원부자재가격 상승을 꼽기도 했다.
일반기계산업은 주요국 및 신흥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를 통한 상승 흐름을 예상했다. 다만 중국의 내수중심 및 자국기업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대중 수출 둔화 확대와 중국의 對(대)세계 수출점유율 증가가 우려돼 하반기 수출 증가 예상치(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를 억눌렀다.
디스플레이산업은 하반기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과 IT기기 출시 확대 영향으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LTPO’ 등의 기술을 적용한 태블릿·노트북 제품 출시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수출 및 생산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UEFA 유로(6월), 파리올림픽(8월) 등 글로벌 이벤트 특수 영향도 호재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중국기업의 LCD 패널 공급과잉 지속 및 미·중 무역분쟁 등 시장여건 불확실성 확대’를 하반기 가장 큰 하방리스크로 보고 있다.
섬유패션산업은 대(對) 아세안 소재 수출 및 한류지역 등으로의 의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글로벌 5G 및 전기차 수요 급등에 따른 케이블 호황으로 아라미드 등의 고부가가치 소재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종은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호조세인 조선, 자동차 등 산업은 저가 중국제품 수입이 지속되며 상반기보다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하반기 미국의 대(對) 중국 철강 고관세 부과 시행, 미국 대선 등이 예정돼 있어 더 많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한국에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 등으로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석유화학업종 역시 중국의 대규모 소비촉진 정책 시행에 따라 수요회복은 기대되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해 극적인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도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전망하고 있다.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2024년 4월 누계기준 49.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다. 발주자별로 보면 민간부문의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20.7%로 크게 감소하면서 건설시장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금리 및 PF구조조정으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민간건설 수주 난항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하반기 수주실적을 87.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가량 감소할 것(민간은 13.5% 감소)으로 전망했다. 다만, 공공부문에서는 가덕도신공항, GTX, LH공사 발주 등 대형공사 발주를 계획하고 있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하반기 금리인하 및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요산업 전반에 수출회복 흐름이 예상되긴 하나, 자국산업 우선주의 확대와 중국의 공급역량 강화 및 밀어내기 수출 등으로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의 생산성 증대와 고부가가치 전략 노력과 더불어 민간 역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규제해소, 세제지원 등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mohye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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