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에 세워뒀는데”…현대차·기아, 미래 모빌리티 기술로 온도 ‘뚝’

경제·산업 입력 2024-08-22 16:04:31 수정 2024-08-22 16:04:31 이혜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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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기아]

[서울경제TV=이혜란기자] “태풍이 지났는데도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이 현장에 오실 때 많은 분들께서 직접 운전해서 오셨을 것 같은데요. 차에 타셔서 가장 먼저 무엇을 하셨나요?”


현대차그룹은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크레스트 72’에서 ‘히트 테크 데이(Heat Tech Day)'를 개최했다. 정영호 현대차·기아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상무는 “탑승객들이 차에 탔을 때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것은 ‘차량의 온도’”라며, “오늘 행사에선 차량 내부의 온도를 조절해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첨단 열 관리 기술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소개된 세 가지 기술은 ▲차량 유리에 부착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나노 쿨링 필름’ ▲탑승객 주위의 발열체로 체감 온도를 끌어올리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 ▲유리 내부의 금속 코팅에서 빠르게 열을 내뿜어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각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적용, 참석자들이 그 효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현대차·기아] 

◇‘나노 쿨링 필름’ 창문에 붙이자 실내 온도 최대 10℃ ‘뚝’

행사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참석자들을 맞이한 것은 두 대의 아이오닉 6 차량이었다. 한 대에는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하고 나머지 한 대에는 출고 상태 그대로 전시해 실내 온도 차이가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나노 쿨링 필름’은 차량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만 하는 기존 틴팅 필름과는 달리, 외부 열 차단과 더불어 차량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을 추가로 갖췄다. 총 세 개 층으로 구성된 나노 쿨링 필름은 태양 에너지의 근적외선대 파장을 반사하는 두 개의 층과, 차량 내부의 열(중적외선대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한 개의 층으로 구성됐다. 해당 필름을 차량 유리에 부착하면 여름철 실내 온도를 최대 1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게 현대차·기아의 설명이다.


가격 범위는 시중에 거래되는 틴팅 필름의 중~상위 범위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현대차·기아 측은 “신기술을 적용하기까지는 내부 프로세스가 많아서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협력사에서 보유한 기존의 양상 공정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겨울철에는 냉각으로 차량 에너지 소모가 더 늘 수 있는 만큼 온오프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차·기아] 

◇온돌서 착안 ‘복사열 난방 시스템’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

“온돌에서 착안한 이 기술은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늘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만주 현대차·기아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연구위원은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인 복사열 난방 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실내 난방을 위해 소요되는 에너지 사용량 저감을 통해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탑승자의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겨울철 차가워진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덥히는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기존 공조 시스템과 함께 활용한다면 적정 온도에 도달하는 데 에너지를 17% 절감할 수 있고, 3분 안에 하체에 따뜻함이 전달되기 때문에 탑승객의 쾌적함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기 가열식 난방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에너지 소비량이 시간당 6kW지만, 새로 개발한 복사열 난방 방식을 사용할 경우엔 0.44kW로 줄기 때문이다.
 

[사진=현대차·기아] 

이날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초로 48V 시스템을 적용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기술도 소개했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차량 전면의 접합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을 삽입해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48V 고전압을 사용한 덕에 영하 18℃에서도 유리 표면의 성에를 5분 내에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텅스텐 와이어 열선과 달리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열선이 보이지 않고, 빛 번짐이나 왜곡 없이 운전자에게 깨끗한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과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관련 기술은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미래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모빌리티 안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선 냉·난방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오늘 공개한 차량 실내 열관리 기술 외에도 모터와 엔진, 배터리 등 현대차·기아는 모빌리티 전체의 열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을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열 관리 기술을 연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ra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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