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화재, 내연차보다 적어…오해 바로잡아야”

[서울경제TV=이수빈 인턴기자] 현대자동차는 지난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이른바 전기차 공포증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사가 전기차 공포심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 ‘1만대당 1.32건’…“전기차 화재, 내연기관차 보다 적어”
최근 전기차 화재의 언론 보도가 늘어나며 전기차는 화재가 많다는 인상을 주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화재는 비전기차·전기차 합계 매년 4,500건 이상 발생하며 작년에는 4,800건에 이르는 등 하루에 약 13건 이상 발생할 정도로 빈번하다.
연도별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1만대당 화재 건수는 지난해 기준 비전기차는 1.86건, 전기차는 1.32건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전기차 화재 발생 비율은 비전기차에 비해 30% 정도 낮은 상황이다.
◇“전기차 화재, 무조건적인 열폭주 수반하지 않아”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기타 부품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열폭주를 수반하지 않았다.
배터리팩은 고도의 내화성, 내열성을 갖춰 배터리 이외 요인으로 화재 발생 시 불이 쉽게 옮겨붙지 않는다. 배터리 화재의 경우에도 최신 전기차에는 열폭주 전이를 지연시키는 기술이 탑재돼 조기진압 시 화재 확산 방지가 가능하다.
지난해 7월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실시한 전기차 화재 진압 시연회에서 조선호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전기차 화재의 초진이나 확산 차단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며 전기차 화재 진압이 내연기관차 화재 진압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화재 완전 진압까지 걸리는 시간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오래 걸린다는 것도 대표적인 오해다.
일부 전기차 화재에서 초기 진압은 단시간에 이뤄지더라도 이후 혹시 모를 배터리 화학 반응에 대비해 차량을 일정 시간 소화수조에 담가 놓거나 질식포로 덮어 모든 배터리 에너지가 소모될 때까지 관리한다. 다만 이 과정은 소방청 관리 하에 안전하게 이뤄지고 주변에 화재 피해를 확산시킬 수 없기 때문에 긴 화재 진압 시간에 대해 불안감을 가질 필요 없다.
◇ ‘전기차 화재 확산 속도 빠르고 온도 더 높다’ 주장 “사실과 달라”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의 열폭주를 동반해 온도가 1,000도 이상으로 치솟기 때문에 내연기관차 화재보다 위험하고 피해가 크다는 주장도 사실과는 다른 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배터리 1kWh의 열량은 3.6메가줄로 가솔린 1리터의 열량 32.4메가줄 대비 크게 낮다. 즉 같은 용량이라면 열량이 높은 연료를 싣고 있는 내연기관차의 화재 확산 속도가 더 빠르고 차량 외부 온도도 더 높이 오르는 편이다.
한국방재학회는 2021년 발행한 전기자동차와 가솔린자동차의 실물화재 비교 분석 논문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검증했다.
◇ ‘전기차 지하주차장 화재’…“스프링클러 작동이 중요”
지하주차장 등 실내에서 자동차 화재가 발생한 경우 전기차, 내연기관차 등의 차량 종류와 무관하게 스프링클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화재소방학회가 지난 4월 발행한 지하주차장 내 전기자동차 화재의 소방시설 적응성 분석을 위한 실규모 소화 실험 논문에 따르면 스프링클러 작동만으로도 인접 차량으로의 화재 전이를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반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경우에는 내연기관차 화재이더라도 피해 규모가 큰 편이다.
2022년 대전의 한 아울렛 지하주차장에서 1톤 트럭에서 시작된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수백 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사고나 2014년 용인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120여대의 차량 피해를 낸 사고 등 내연기관차의 화재로 인해 대형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다수 있었으며, 공통적으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
◇ “배터리 충전량 제한은 근본 대책 아냐”
최근 일부 지자체는 배터리 충전량(SoC) 90% 이하의 전기차만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출입을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배터리 충전량은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미미해 충전량 제한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배터리를 100% 완전 충전해도 충분한 안전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객에게 보여지는 시스템 상의 100%가 실제로는 100%가 아니기 때문이며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이 과충전을 차단하고 제어한다.
◇ ‘전기차 공포증 해소’…“오정보 확산 막고 올바른 해법 찾아야”
기후 위기의 시대에 탄소 감축을 위해 전기차 전환이 국가별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점에 전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우리나라도 캐즘을 극복하고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합류하기 위해선 전기차 관련 오정보의 확산을 막고 올바른 해법을 추구하기 위해 제조사 및 정부를 비롯한 사회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동차 업계는 고객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전기차 안심점검 서비스 ▲배터리 기본 점검 강화 ▲전기차 생애주기 통합지원 프로그램 ▲BMS 순간 및 미세 단락 감지 기술 적용 ▲배터리 이상 징후 문자메시지 전송 등을 시행하고 있다. /sb413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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