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구조개편에 금융권도 지원…채권은행 '사업재편 타당성' 본다

금융·증권 입력 2025-08-24 08:00:04 수정 2025-08-24 08:00:04 이연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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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석화업계 안이한 태도 비판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타당한 계획으로 시장 설득해야"
금융권 익스포저 30조원대 추산…원화 대출금·시장성 차입금 각 15조원대
향후 15개 은행 참여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꾸릴 예정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5대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 등과 개최한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간담회에서 석유화학산업의 현황과 업계의 사업재편방향을 공유하고, 금융지원에 대한 원칙을 논의했다. [사진제공 = 금융위원회] 

[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 지난 20일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이하 석화) 업계에 대한 구조개편 방침을 밝힌 이후, 21일 금융당국 주재 금융권은 채권은행 중심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당국은 정부의 구조개편 청사진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금융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권에서는 석화업계 구조개편에 따른 익스포저가 3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간담회를 시작으로 향후 구조개편 진행 속도와 구체적 금융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오전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국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채권은행 등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채권은행 대상으로 석화 구조개편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구조개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금융지원도 필요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석화업계 구조개편 방안에는 석화기업들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규모를 최대 25% 줄여 과잉 설비 감축과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며,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지역경제와 고용 영향을 최소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석화기업들은 이같은 구조개편 방안을 반영한 사업재편 계획을 연말까지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당국은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 기존 여신을 회수하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은행권에 요청했다. 권 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사업재편의 목적은 기업·지역·근로자를 살리려는 것”이라며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석화기업별 제출할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이 인정될 경우 채권금융기관 공동협약 형태로 금융지원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여신 회수에 나서지 않고 상환 기간을 연장해 주거나, 금리를 감면하는 등 금융지원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당국과 채권은행들은 석화기업들이 제출한 사업재편 계획 관련 타당성의 평가 기준에 대해서도 추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간담회를 시작으로 15개 은행이 참여하는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가 꾸려질 예정이다.

현재, 석화업계 구조개편에 따른 금융권 익스포저는 30조원대로 추산된다. 은행권 원화 대출금과 시장성 차입금 규모가 각 15조원대로 추산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같은 시점에 석화업계 부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 금융권 건전성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은행권은 석화업계 기존 여신을 회수하거나, 신규 대출을 실행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었다. 

당국과 은행권은 이번 석화업계 구조개편에 대해 타당성 있는 사업재편 계획안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12월 석화업계 사업재편 유인책을 발표하고, 3조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진전이 없었다. 현재 당국과 은행권에서는 석화업계의 구조개편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태도가 문제라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다. 권 부위원장은 21일 간담회에서 "이익은 자기의 것으로, 손실은 모두의 것으로 돌리는 행태는 시장과 채권단의 동의를 결코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대주주와 계열기업은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계획, 신속한 실행으로 시장을 설득해야 한다"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미 3년 전부터 중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장기화가 맞물리며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됐지만, 구조개편에 나서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구조개편 적기를 놓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국은 이번 구조개편에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당국 한 관계자는 "산업 구조개편을 진행할 때는 정부가 절대 조바심을 내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업계와 시장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구조개편을 진행해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석화업계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는 금융지원이 나올 수 있게 속도조절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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