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줄줄이 CB전환가액 낮춰…개미만 눈물
코스닥 시장 부진에 CB 전환가액 ↓
오버행 리스크…주주 가치 희석 우려↑
[서울경제tv=김보연기자] 코스닥 시장이 연초 대비 10% 넘게 빠지자 코스닥 상장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 전환가액조정(리픽싱)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대다수가 CB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증시 급락 이후 주가 회복이 지연되면서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가 늘어나 물량 부담이 커지자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 희석이 심화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탑머티리얼은 제4회차와 5회차 사모 CB의 전환가액을 6만4,488원에서 4만5,142원으로 30% 하향 조정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전환가액 조정으로 전환 가능 주식 수는 각각 65만1,284주에서 93만397주, 27만9,121주에서 39만8,742주로 42.85%나 늘어났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전환가액 조정 사유로 모두 시가 변동을 제시했다. 플루토스 역시 같은 날 시가하락으로 50억원, 50억원, 25억원 규모의 18,19,20회차 사모 CB 전환가액을 주당 611원에서 500원으로 18.16%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전환가액 조정으로 전환 가능 주식수는 2,050만7,363주에서 2,506만주로 450만주 증가했다.
같은 날 오르비텍과 텔콘RF제약, 더코디, 빌리언스, 디와이디도 똑같은 사유로 CB 전환가액을 하향조정하면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수를 늘렸다.
리픽싱이 연달아 발생한 것은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등에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 하락 흐름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코스닥 지수는 769.21로 마감해 올초 대비 12.4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CB를 자금 조달 창구로 이용하고 있는데 일반 사채보다 낮은 이자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향후 주식으로 자전환할 경우 부채는 줄고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서다.
이를 발행할 때 채권과 주식을 교환하는 비율인 전환가액을 정하는데 사채권자의 투자 유인을 보장하기 위해 발행 후 일정 기간마다 주가와 연동해서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건을 둔다. 전환가액을 조정해 이익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되면 그만큼 주식 전환 물량이 늘어나 기존 소액 주주는 주가 하락에 물량 부담까지 더해져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조금이라도 더 오르면 매물로 쏟아질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주가 가치 희석이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bo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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