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생물보안법 통과 시…“中원료 사용한 K-바이오 기업도 대비해야”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 제한하는 생물보안법
美 현지시각 9일 오후 표결…통과 가능성 높은 거란 전망
각국 바이오 기업들 수혜 누릴 수 있어
중국 CDMO 기업 사용하는 국내 신약 기업은 대비해야
[서울경제TV=이혜란기자] 미국이 자국 바이오 산업 패권을 지키기 위해 발의한 생물보안법이 미국 하원에서 현지 시간으로 9일 오후, 표결에 부쳐진다. 추후 생물보안법의 입법이 확실 시 되면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퇴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거래 제한 기업들과 같은 품목을 생산하는 한국, 일본, 유럽 등 바이오 기업들이 수혜를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중국 CDMO 기업의 원료를 사용하는 신약 기업들은 간접적으로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바이오 산업
안보를 위해 미국 정부는 물론 정부 예산 지원을 받는 기업 등에서 적대국 우려 바이오 기업의 제품, 서비스
사용을 중단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해외 적대국의 바이오 기업에게 미국의 세금이 유입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미국인의 유전자 데이터가
해외 적대국에 이전되는 것을 촉진하는 바이오 장비의 구매를 방지하기 위한 배경에서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법안에는 특정 업체가 명시돼
있다. 중국 유전자 분석 업체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 임상시임상시험기관(CRO) 우시앱텍, BGI 자회사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까지 5개 기업이 이에 해당한다.
거래 제한 시점은 2032년이다.
하원 다수당 원내대표 웹사이트에
공개된 의사 일정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부터 규칙 정지
법안에 포함된 30개의 법안이 상정될 예정이며 여기에 생물보안법안이 포함됐다. 규칙 정지 법안에 포함될 경우 입법 규칙 절차 없이 하원 전체 회의를 통과한 것으로 간주하는 만큼 패스트트랙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
때리기에 들어간 것은 기술력에서 중국이 우위를 보이고,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최근 호주전략정책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대표적인 바이오 기술 7가지(합성 생물학, 바이오 제조, 신규 항생제·항바이러스제, 유전 공학, 유전체시퀀싱·분석, 핵산 및 방사성의약품, 백신·의료 대응 기술) 중 중국이 4개, 미국이 3개 분야에서 선두를 달린다는 데이터가 발표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당수의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가
의약품 개발·생산에 중국 기업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미국 생물공학산업협회(BIO) 5월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바이오 기업 124개 중 79%가 중국 기반 또는 중국 소유 CDMO·CMO와 최소 1개의 제품 또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겨냥하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국 기업의 거래가 제한되는 만큼 같은 품목을 생산 중이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 유럽, 일본 등 소위 미국의 우방국이라는 곳에 기회가 열려 있을 거란 해석이다. 해외의
경우 낮은 비용과 높은 수준의 시설을 갖춘 피라말 파마 솔루션, 쥬빌런트 파마 등의 인도 CDMO 기업 부상이 예상된다.
국내 바이오 기업 가운데서는
원료의약품 CDMO 기업 에스티팜이 수혜를 얻을 거란 전망이다. 첨단 의약품
원료인 올리고를 공급하던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차단되는 만큼 글로벌 3위 규모의 올리고 생산 기업이자
완제 약을 만들 수 있는 기술까지 갖춘 에스티팜에서 수요를 흡수할 거란 예측이다.
다만 중국 CDMO 기업의 원료를 사용하는 신약 기업들은 간접적으로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산업정책본부 전무는 “중국의 CRO 또는 CDMO 기업의 원료를 이용한 신약으로 미국에 진출하려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있지만, 생물보안법의 적용 범위, 규제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한 해석이 아직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러한 리스크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혜란 기자/ra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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