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장 연임 전망은?…성장 돌파구 확보·내부통제 과제 변수
백종일 전북·고병일 광주은행장…호실적·신사업 확장 평가 속 연임 가능성
방성빈 부산은행장, 성장 돌파구 확보 시급…부산시금고 쟁탈전 과제
예경탁 경남은행장, PF 대출자금 3,000억 횡령 후 내부통제 강화 과제 안아
[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 주요 지방은행장 임기가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연이어 만료된다. 지역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한계를 돌파하고,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한 성장 원동력 확보가 중요한 시점 인만큼, 그 어느 때보다 지방은행장 역할이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지방은행 가운데 JB금융그룹 내 전북은행장과 광주은행장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BNK금융그룹 내 부산은행장과 경남은행장 임기는 내년 3월 만료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차기 행장 선임을 준비해야 한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다음 달부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올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지방은행장 연임 여부에 주요 변수는 실적이다. 부동산 시장과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지역 경제 상황이 은행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올해 6월 말 기준 총 자산은 116조3,94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조470억원 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실적만 보면, 인터넷은행이 일부 지방은행의 실적을 숨 가쁘게 추격하는 상황이라,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장 돌파구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실적·핀테크사 협업 통한 경쟁력 강화 나선 백종일 전북은행장
먼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JB금융그룹 내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북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2023년 전북은행 순이익은 2,045억원을 기록했다. 백 행장은 핀테크사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북은행은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 지분을 10% 사들였고, 네비어페이와 JB사장님 마이너스 대출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사의 금융서비스와 기술개발 동맹 강화를 통해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행 출신 행장 역사 이은 고병일 광주은행장
JB금융그룹 내 고병일 광주은행장도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고 행장은 13대 송종욱 전 행장에 이어 14대 행장을 이어 받으며, 자행 출신 행장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송 전 행장은 2017년 광주은행 최초로 자행 출신 행장 선임 후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고 행장도 연임에 성공하면, 내부 출신 행장 입지 굳히기에 더욱 힘이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6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고 행장은 실적을 기반으로 높은 연임 가능성이 관측된다. 여기에 핀테크사와 동맹을 통한 신사업 확장에 나서는 점도 연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광주은행과 토스뱅크는 공동대출상품 ‘함께대출’을 출시했다. 대출 희망자가 토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하고, 광주은행과 토스뱅크가 각각 대출 심사를 해서, 대출 한도와 금리를 함께 결정하고 자금을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광주은행은 지역 중심에서 전국 단위로 영업 영역을 확장함에 따라 실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상품은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실적 감소·부산시금고 쟁탈전 과제 안은 방성빈 부산은행장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방 행장은 내년까지 총자산 100조 규모 중견 은행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부산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하면서, 실적 견인을 위한 돌파구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1년 예산 16조원 규모 부산시 1·2 시금고 쟁탈전이라는 과제가 추가되면서, 방 행장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20년 넘게 부산은행이 부산시금고를 단독 운영 중이다. 하지만, 24년 만인 올해부터 부산시 1금고 유치를 놓고 부산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의 경쟁이 진행될 전망이다.
◆PF 대출자금 3,000억원 횡령…내부통제 과제 안은 예경탁 경남은행장
내년 3월 말 임기 만료인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연임에는 실적보다 내부통제가 변수로 전망된다. 경남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0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 증가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1년 예산 5조원 규모 울산시 1금고 재선정 굳히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며 내부통제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남은행 투자금융부 직원 A씨가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부동산 PF 대출 자금 등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3,000억원 규모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며,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 금융사고 금액으로 꼽혔다. 금융권에서는 해당 금융사고가 예 행장 취임 전인 점 벌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임 여부에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와 반대로 예 행장의 사태 대응 과정에서 깊어진 노사갈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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