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장 인선 본격화…우리·농협·신한 속도, SC제일 확정

증권·금융 입력 2024-09-27 14:11:57 수정 2024-09-27 14:11:57 이연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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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27일 자추위 소집…조병규 행장 연임 최대 관심사
농협금융, 임추위 개시…금융 전문성 중요 요소로 꼽혀
SC제일은행, 이광희 부행장, 차기 행장으로 확정
신한금융, 10일 자추위 개최…정상혁 행장 연임 가능성 높아

[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 국내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가 오는 연말, 내년 초 만료를 앞두면서, 은행권이 차기 행장 인선 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계열사 대표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선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은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의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의 경영 전반을 살펴보는 정기검사가 진행 중이고, 10월 국회 국정감사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여기에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350억원 친인척 부적정대출로 우리금융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와 검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내부통제와 책무구조도가 금융권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분위기는 은행권 전체 차기 행장 인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금융, 27일 자추위 소집…조병규 행장 연임 최대 관심사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26일 오전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운영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금감원이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 등 가이드라인에 따라 27일 1차 자추위를 소집했다. 자추위 위원장은 내규에 따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맡는다. 자추위는 임 회장과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하고,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캐피탈, 자산신탁, 에프앤아이 등 자회사 대표 후보 추천을 담당하게 된다. 앞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350억원 부적정대출 사건으로 현 경영진의 책임론에 제기된 상황이라, 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제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경영진 책임론을 언급했지만,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취임 44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진 거취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자추위에서 조 행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농협금융, 임추위 개시…금융 전문성 중요 요소로 꼽혀
NH농협금융지주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금융지주 회장과 농협은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시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 임기가 연말까지인 점을 감안해 빠르게 임추위를 시작하고, 후보군 물색 작업을 진행한다는 분위기다. 농협금융은 내부적으로 후보군 검증 기간을 늘리고, 면밀히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는 특히 후보군의 금융 전문성을 중점적으로 보면서, 관치 낙하산 논란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고, 올해 초 NH투자증권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자격 요건 등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정통 농협맨으로 불리는 이 행장은 디지털 강화 전략에 따라 지난해 11월 출시한 NH올원뱅크의 슈퍼앱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순항 중인 실적은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면서 농협금융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만 174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 행장 연임 전망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SC제일은행, 이광희 부행장, 차기 행장으로 확정
은행권 중 가장 먼저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곳은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광희 현 기업금융그룹장 부행장을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이 부행장에 대해 "전문적이고 국제적인 경험과 역량, 탁월한 리더십, 원활한 소통 능력 등을 바탕으로 SC제일은행이 재무적 성과를 꾸준하게 달성하고 지속 가능한 금융을 선도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미국 웨슬리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이후 메릴린치 인터내셔널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국제금융에 대한 경험을 쌓은 뒤 UBS증권을 거쳐 지난 2010년 8월 SC제일은행에 입행했다. 입행 후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국제적인 경험과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기업금융부 부행장보와 기업금융그룹장 부행장을 지냈다. SC제일은행은 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이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확정한다. 임기는 내년 1월 8일부터 3년이다.

◆신한금융, 10일 자추위 개최…정상혁 행장 연임 가능성 높아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한은행 등 12개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를 개시했다.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만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 해야하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장 중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전망된다. 지난해 초 급작스럽게 행장 취임했지만, 리딩뱅크를 이끌며 안정적 경영을 이어가고 있고, 현 금융권이 내부통제 리스크에서 비교적 거리를 두고 있다.

KB금융은 27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구성해 KB국민은행과 KB증권 등 대표이사 거취 논의에 착수했고, 하나금융도 이른 시일 내 차기 행장 승계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금감원이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시점인 점을 감안하면, 금융사들 모두 그 어느 때보다 후보군 선정에 신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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