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도 "주가 50% 더 오른다"…현실과 동떨어진 목표주가
경제·산업
입력 2025-01-06 09:09:24
수정 2025-01-06 09:09:24
김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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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김수윤 인턴기자] 하락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보다 5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최근 3개월간 목표주가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234곳의 목표주가 괴리율 평균은 지난 2일 종가 기준 46.9%에 달한다고 6일 밝혔다.
주가 괴리율은 목표주가 대비 실제 주가의 비율이다. 괴리율이 47%라는 것은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보다 47% 높다는 것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미래 실적, 향후 업황 전망 등을 기반으로 목표주가를 산정한다. 그래서 통상 주가 괴리율이 높으면 기업의 성장성 대비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해석이 나오곤 한다.
실제로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84배로 떨어지는 등 최근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돼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부풀려있고, 그 결과 실제 주가와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업황과 관련한 겹겹의 악재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 우려, 유럽의 친환경 규제 완화 가능성 등이다. 이차전지 관련 종목의 목표주가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이 같은 지적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주가 괴리율이 가장 큰 종목은 이차전지 소재 업체 코스모신소재로, 137.1%에 달한다. 평균 목표주가는 11만9,500원에 달하지만 지난 2일 주가는 5만400원에 그쳤다. 3일 주가가 10.71% 급등해 5만5,800원으로 올랐지만, 괴리율은 114.16%로 여전히 크다.
이와 함께 솔루스첨단소재(128.2%), 엘앤에프(110.14%), 한솔케미칼(106.12%), SK아이이테크놀로지(99.1%), POSCO홀딩스(98.44%) 등 괴리율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이차전지와 직·간접적 관련이 있었다.
신용평가업계는 올해 이차전지 업황에 대해 높은 괴리율과 대비된 우려 섞인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024년 수준의 저조한 모습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수요둔화·과잉설비·정책 불확실성의 삼중고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50.64%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간 제시된 목표주가 평균은 8만440원이다.
삼성증권(8만3,000→7만4,000원), 대신증권(8만5,000→7만8,000원), 한국투자증권(8만3,000→7만7,000원) 등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추자 평균치도 낮아졌다.
다만 지난해 10월 10일부터 3개월 가까이 주가가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투자자에게는 목표주가가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다.
이외에 롯데케미칼(103.86%),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83.99%), 롯데웰푸드(75.93%), 롯데칠성(66.41%), 롯데이노베이트(57.22%) 등 롯데그룹주도 괴리율 상위 종목에 다수 올랐다.
목표주가뿐만 아니라 '매수' 의견이 일색인 증권사 리포트 역시 투자자 눈높이와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공시한 국내 증권사 17곳의 '매도' 의견 비율은 0.1%에 불과했다. 신영증권(0.7%), iM증권(0.7%), 하나증권(0.5%)을 제외하고 나머지 증권사는 '매도' 의견 비율이 0%였다.
'매수' 의견 비율은 평균 86%이고, '중립' 또는 '보유' 의견 비율은 8%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 전망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 로드맵, 주주환원 계획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결정하는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당장의 주가나 주가 흐름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또한 "기업 고객과의 관계, 인력 운용의 한계 등으로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책정하는 데 한계가 있어 투자자 신뢰를 얻지 못하는 부분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u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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