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양자컴퓨터 ETF 베끼기…손 놓은 거래소

금융·증권 입력 2025-03-11 18:51:10 수정 2025-03-11 18:51:10 김보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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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융투자업계의 인기 상품 베끼기 관행이 여전한 가운데, 오늘(11일)은 지난해 말 출시된 상품과 다를 바 없는 양자컴퓨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대거 상장했습니다. 금융당국도 신규 상품에 대해 마땅한 보호를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 업계의 자발적 혁신 노력에 기대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보연 기자입니다. 

[기자]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양자컴퓨팅',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

양자컴퓨팅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ETF 4종이 대거 오늘(11일) 신규 상장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단독 출시해 이미 상장돼 있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해당 ETF는 초기 설정액 74.9억원에서 전거래일 기준 순자산총액 1191억원으로 15배 이상 급증하면서 인기를 얻은 바 있습니다. 

인기상품 베끼기에 나선 것입니다. 2차 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테마가 인기를 얻었을 당시 상품 베끼기 관행에서 전혀 나아진 바 없는 모습입니다. 

상품 구성과 비중 등 내세울 특장점 없이 대동소이한 ETF가 다수 상장되면서 총보수 인하 같은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 서로를 향한 공격적 광고 등 본질이 아닌 영업 활동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운용사에 새로운, 좋은 상품을 개발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문제도 제기됩니다. 

한국거래소(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금투협)도 독창적 상장지수상품(ETP)를 개발하면 6개월동안 배타적 권리를 인정해주는 내용이 담긴 '신상품 보호제도' 평가 기준을 개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개선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거래소와 금투협에 들어온 신청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거래소와 금투협은 "단 한 건의 신청도 없다는 것은 신상품이라고 정의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은행·보험·증권업계 특성상 동시성이 있단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보호 제도라는 건 독점을 줘서 타운용사 사업을 제한시키는 거다 보니 통과가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운용사들의 자발적인 혁신 상품 개발 노력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경제TV 김보연입니다. boyeon@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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