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4人4色 | 한윤정] 전통이 피워낸 불꽃의 향연, 무주 안성 낙화놀이 축제
한윤정 전주대학교 관광학 박사

탁, 타닥—고요한 밤을 수놓는 불꽃 소리가 울려 퍼진다.
붉은 불꽃비가 물 위에 반사되어 장관을 이루고, 떨어지는 불꽃마다 관람객의 탄성이 터진다. 잠시 근심은 잊히고, 마음엔 평온이 깃든다. 그 순간은 진한 여운으로 오래도록 기억된다. 이 황홀한 장면의 주인공은 ‘낙화놀이’다. 떨어지는 불꽃이 꽃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무주군 안성면 두문마을에서는 매년 낙화놀이 축제를 통해 오래된 전통을 되살리고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놀이였던 낙화놀이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명맥이 끊겼지만, 약 20년 전 두문마을 초대 회장의 기억을 바탕으로 복원되었고, 2016년에는 전북자치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낙화놀이는 일반적인 불꽃놀이와는 다르다. 화약 대신 뽕나무 숯, 쑥, 소금, 한지로 만든 친환경 낙화봉을 사용한다. 낙화봉에 불이 붙으면 타닥타닥 타는 소리와 함께 뽕나무와 쑥의 향이 은은히 퍼지고, 고요한 밤을 물들이는 불빛과 어우러져 시각, 청각, 후각을 모두 자극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무주 안성 낙화놀이는 일 년에 단 한 번, 축제 기간에만 마을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올해 축제는 오는 6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축제 기간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특히 방탄소년단 RM의 솔로 앨범 ‘들꽃놀이’ 뮤직비디오에 이 낙화놀이 장면이 등장한 이후, 무주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더 늘었다. 현장에서 낙화놀이를 본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냥 불꽃놀이가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고.

무주 안성 낙화놀이를 마주하는 순간, 그 고요하고도 강렬한 감동에 압도당하게 된다. 사치스럽지 않고 조용하지만, 그 안에 전통의 깊은 울림이 있다. 전통과 자연, 예술이 하나 되어 피워낸 불꽃의 향연.오는 6월, 무주 안성 낙화놀이 속에서 마음의 평온과 감동을 경험하며 오래도록 기억될 아름다운 밤을 만나보길 바란다.
▲ 한윤정 관광학 박사
·전주대학교 관광학 박사
'문화 4人4色'은 전북 문화·예술 분야의 네 전문가가 도민에게 문화의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매주 한 차례씩 기고, 생생한 리뷰, 기획기사 등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본 기고는 본지의 취재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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