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4人4色 | 한윤정] 생활인구로 지방을 살린다…열쇠는 ‘관광’

전국 입력 2025-03-30 20:53:45 수정 2025-03-30 20:55:59 이경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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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정 전주대학교 관광학 박사

2025년, 우리나라는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89개 시군구가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며 ‘생활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최근에는 관광을 통한 생활인구 확대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관광을 통한 생활인구 확대 그리고 지방 소멸 위기 대응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19년 5,184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20년도부터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도 심화되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00년대 진입 이후 2000년 1.48명, 2010년 1.23명, 2024년 0.75명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는 홍콩 등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경제 집중화도 심화되었는데, 2022년 기준 수도권은 전국 면적의 11% 수준이지만 인구는 50.5%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도권 지역내총생산(GRDP)은 비수도권보다 약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이 최저 수준인 상황에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 전체 인구 감소 상황으로 한 지역의 인구가 증가하면 다른 지역의 인구는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주민등록상 인구를 늘리는 것으로는 지방 소멸 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대응책으로 등장한 개념이 생활인구이다.

생활인구란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명시된 개념으로 주민등록 인구뿐만 아니라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날이 월 1회 이상인 체류인구와 외국인 등록 인구의 합을 말한다. 생활인구의 증가는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대안이 되고 있다.

최근 생활인구 증가의 중요한 수단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의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다. 즉, 인구감소지역의 급격한 인구 감소, 고령화 및 활력 저하 등의 위기 상황에서 지역 발전과 경제 활력을 담보할 수단으로 관광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광을 통한 생활인구 유입은 어떻게 가능할까. 지역에 호텔·리조트를 유치하여 일자리 창출과 생활인구 유입을 도모할 수도 있지만 모든 지역에 호텔·리조트를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관광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경우 지역 내 유무형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로 관광객 유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축제 개최이다.

인구소멸지역 중 하나인 순창은 2024년 순창 떡볶이 페스타를 성공리에 개최하였다. 축제 기간 많은 외지인이 순창을 방문했는데, 떡볶이 페스타가 개최되지 않았던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만 8,000여 명 더 많은 외지인이 순창을 방문하였다. 또한 임실은 1년 중 임실N치즈축제가 개최되는 10월에 가장 많은 외지인이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 방문객의 평균 체류 시간이 3시간임을 감안하면 축제 방문객은 체류 인구, 즉 생활인구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축제 개최를 통해 생활인구 유입이 가능한 것이다.

축제를 통한 외지 방문객의 유입은 인구감소지역 주민 1인의 경제 소비액을 대체하기도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구소멸지역인 김제시 1인의 경제 소비액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당일 관광객 83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김제지평선축제 방문객은 14만 6,760명으로 그중 외지 방문객은 8만 9,480명(약 61%)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주민 1인의 경제 소비액으로 환산하면 5일간의 김제지평선축제 개최를 통해 김제 시민 1,078명의 경제 소비액을 대체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처럼 축제 개최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지방 소멸 위기의 대안이 되고 있다. 전국에 비슷비슷한 축제들이 난무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최근 축제의 트렌드는 지역 특색을 반영한 이색 축제, 작지만 알찬 축제, 우리 지역의 문화가 담겨 있는 마을 축제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완주삼례딸기대축제, 진안고원 김치보쌈축제, 군산우체통거리 손편지축제 등이 그 예이다.

대규모 축제가 아니더라도 지역의 특색이 담긴 축제는 사람들의 발길을 지역으로 이끈다. 앞으로 지역적 매력을 담은 축제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간다면 축제 개최를 통해 지역 방문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나아가 지방 소멸 위기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한윤정 관광학 박사

·전주대학교 관광학 박사

'문화 4人4色'은 전북 문화·예술 분야의 네 전문가가 도민에게 문화의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매주 한 차례씩 기고, 생생한 리뷰, 기획기사 등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본 기고는 본지의 취재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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