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쪽 무릎에도 퇴행성 관절염 생길까? 서울대병원, 발생 예측 모델 개발
건강·생활
입력 2025-06-09 17:33:11
수정 2025-06-09 17:33:25
이금숙 기자
0개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서 반대쪽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기반 모델이 개발됐다.
반대쪽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 진행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예측함으로써, 향후 조기 개입을 통한 예방적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과 관절 구조물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통증과 운동 제한을 유발하며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6~30%에서 발생하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그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많은 환자들이 한쪽 무릎에 관절염이 생긴 뒤 수년 내 반대쪽 무릎에서도 통증이나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는 경험을 하지만, 이러한 양측성 진행이 모든 환자에게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이를 예측하려는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팀(김지산 연구원)은 한쪽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반대쪽 무릎에서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는 미국의 대규모 관절염 추적 코호트인 OAI(Osteoarthritis Initiative)와 MOST(Multicenter Osteoarthritis Study) 데이터셋를 기반으로 진행됐으며, 4~5년간 추적 관찰된 편측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 1353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OAI 코호트에서는 172명(19.1%), MOST 코호트에서는 178명(39.3%)이 반대쪽 무릎에서도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OAI 900명의 데이터를 모델 학습용으로, MOST 453명의 데이터를 검증용으로 활용해 머신러닝 기반 예측 모델을 구축했다.
모델은 Tree-based Pipeline Optimization Tool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발됐으며, ▲성별 ▲반대쪽 무릎의 외측 관절 간격 감소 ▲반대쪽 무릎의 반월판 절제술 수술력 ▲체질량지수(BMI) ▲관절염 무릎의 관절염 정도(KLG) ▲인종 ▲반대쪽 무릎의 기존 관절염 정도 ▲반대쪽 무릎의 통증 및 기능 지표(WOMAC 점수) ▲관절염 무릎의 WOMAC 점수 등 총 9가지 변수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SHAP 분석 결과, 예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성별이었으며, 반대쪽 무릎의 외측 관절 간격 감소, 반월판 절제술 병력, BMI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반대쪽 무릎의 외측 관절 간격 감소는 통계적으로 가장 높은 위험 비율(odds ratio 4.475)을 보여, 반대쪽 무릎 퇴행성 관절염 발생 위험을 약 4.5배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확인됐다.
또한, 기존 관절염이 있는 무릎의 관절염 정도(KLG)와 통증 및 기능 지표(WOMAC 점수)가 반대쪽 무릎 퇴행성 관절염 발생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인 것은 이번 연구에서 처음 확인된 중요한 결과다. 성별이나 BMI 등 기존에 알려진 일반적 위험 요인 외에도, 반대쪽 무릎 자체의 구조적 특성이 관절염 발생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전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외측 관절 간격 감소가 핵심 예측 요인으로 확인된 점 역시 이번 연구의 의미 있는 발견으로 꼽힌다.
개발된 예측 모델은 테스트셋에서 성능을 평가한 결과, 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 아래 면적(AUC of ROC curve)은 0.69, 정확도 0.60, 정밀도 0.50, F1 점수 0.58로 나타났다. AUC 0.69는 모델이 위험이 높은 환자와 낮은 환자를 비교적 양호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제한된 변수만으로도 반대쪽 무릎 관절염 발생 가능성을 준수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를 진행한 노두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반대쪽 무릎 퇴행성 관절염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최초의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한 것”이라며 “향후 양측 무릎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Orthopaedic Research’에 게재됐으며, 2025년 대한슬관절학회 국제학술대회(ICKKS 2025)에서 구연 발표돼 ‘우수 구연상’을 수상했다.
/kslee@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 불볕더위에 기운 없고 어지럽다면? ‘자율신경 실조’ 의심
- 제약바이오협회, 보험약가교육 진행…보험약제 정책·등재 전략 공유
- 힘찬병원, 유튜브 통해 ‘무릎 인공관절수술 재수술 원인과 치료법’ 조명
- 자생한방병원, 최경주재단 장학 꿈나무들에게 의료 지원
- 한미약품, 국제림프종학회서 'EZH1/2 이중저해제' 연구 결과 발표
- 지중해·고품질 식단이 치매 위험 최대 28% 낮춰…13만 명 분석 결과
-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이용…수술 없이 림프부종 치료 가능성
- 골다공증 약물 투여 중단 길수록…‘턱뼈 괴사’ 발생 위험 감소
- “난청, 세상과 소통이 끊기기 시작하는 신호”
- 무더위·열대야에 '온열질환' 증가세…야간에도 주의하세요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기획/취재
주간 TOP뉴스
- 1‘오징어 게임3’ 돌풍…GS25·신세계, 협업 마케팅 열기 ‘후끈’
- 2IPO 시장도 살아나나…대한조선 등 11곳 도전
- 3대표 세 번 바뀐 DL이앤씨…박상신號 안정화 찾나
- 4포스코퓨처엠 2Q 성적 먹구름…투자 ‘속도 조절’
- 51위 탈환 벼르는 신한카드…체질 개선에 신사업 속도
- 6“SKT, 허술한 관리…가입자 위약금 면제해야”
- 7SK온·SK엔무브 합병 가능성…다시 수면 위로
- 8은행권,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들썩'…선점 VS 신중
- 9네이버, 최인혁 복귀 ‘시끌’…한성숙 부담 커지나
- 10기장군, '기장오션블루레일 구축사업' 행안부 중투심 통과…사업 추친 '급물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