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택배기사 10명 중 6명 ‘주 5일 근무’…CJ는 0.15명 그쳐
경제·산업
입력 2025-07-11 14:31:00
수정 2025-07-11 14:31:00
이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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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주요 택배사의 근무 여건을 비교한 최신 조사에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소속 택배기사의 ‘주 5일 이하’ 근무 비율이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기사들 사이에서는 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쿠팡처럼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지속가능한 배송 서비스를 위해선 인력 충원과 기사 보호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쿠팡, 월 5일 이상 휴무 비율 제일 높아
11일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택배기사 12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택배 운송 서비스 종사자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 택배사 간 근무 여건에서 큰 차이가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주 5일 이하 배송을 한다는 택배기사 응답 비율은 쿠팡의 배송 자회사 CLS가 62%에 달했다. 반면 컬리넥스트마일(5%), 롯데글로벌로지스(4%), 한진(1.5%), CJ대한통운(1.5%), 로젠택배(1%) 등 타사는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CLS 기사 10명 중 6명이 주5일 이하 근무를 한 반면, 타사는 10명 중 1명도 주5일 이하 근무를 하지 못한 것이다.
월평균 휴무일수 조사에서도 격차는 뚜렷했다. ‘월 5일 이상 휴무’ 비율은 CLS가 66.7%로 가장 높았고, 컬리(20.8%), CJ대한통운(11.5%), 로젠택배(8%)가 뒤를 이었다. 특히 주 2회 휴무에 해당하는 ‘월 8일 이상 휴무’ 비율은 CLS가 49.7%를 기록한 반면, CJ대한통운은 0%로 단 한 명도 없다고 응답했다. 컬리는 5%, 롯데·로젠택배는 3%, 한진은 2.5%에 불과했다.
◇인력 충원 없는 7일 배송…과로 내몰리는 택배 현장
근무 여건 차이의 핵심 배경으로는 택배사들의 주 7일 배송 확대가 꼽힌다. CJ대한통운과 한진 등은 올해부터 소비자 편익을 명분으로 주 7일 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충원이나 시스템 개선 없이 기존 기사들에게 업무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라는 비판이 거세다. 기존 3~4인 1조로 특정 구역을 담당하던 팀에서 주말 배송 물량을 1명에게 몰아주는 관행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해당 기사는 주 7일 연속 근무를 하게 될 뿐만 아니라, 배송 구역이 2~4배로 넓어져 이동 거리는 늘고 수익성은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실제로 20일 연속 근무한 택배기사가 있는가 하면 이달 초에는 5일간 3명의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연이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10일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와 주 5일 근무제 확대 원칙에 합의했음에도 현장 기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날 택배기사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쉬는 동안 누가 일을 대신해주나”, “쿠팡처럼 평일에도 대체 인력을 투입했으면 한다” 등 협약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쿠팡식 ‘대체인력 시스템’ 해법…전문가 “구조적 보완 선행돼야”
주 7일 배송에 따른 과로 문제의 대안으로 쿠팡의 대체인력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CLS는 출범 초기부터 모든 택배영업점(대리점)이 계약 시 ‘백업 기사’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기사가 쉬더라도 백업 기사가 업무를 대신해, 기사 1인당 배송 물량이나 구역이 늘어나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시스템 덕분에 CLS 기사들은 안정적인 주 5일 근무가 가능하며, 월 30만원가량의 비용을 들여 개인적으로 용차를 구해야만 휴가를 갈 수 있었던 업계의 오랜 관행도 사라졌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주 7일 배송이 지속가능한 서비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구조적 대응이 가능하다면 주 7일 배송은 소비자 편익은 물론 산업의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근로자의 휴식권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 순환근무 체계와 탄력적인 인력 운영을 통한 보완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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