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발전소에 ‘비순정 베어링’ 4년 이상 납품돼 논란 ‘일파만파’

영남 입력 2025-07-16 20:14:12 수정 2025-07-16 20:14:12 김정옥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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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1·2호기에 비순정 베어링 489개 설치됐다 교체
한울·새울·고리·한빛 원전에 4년 넘게 718개 납품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서울경제TV 부산=김정옥 기자]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간 ‘비순정 베어링’이 무려 4년 이상 납품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고리원자력본부에 납품된 비순정 베어링은 전체 1412개 중 489개로 그 가운데 일부는 고리 1·2호기에 실제 설치됐다가 교체됐다. 자체 조사 결과 원전에 비순정 베어링이 최초 납품된 것은 지난 2021년 1월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한수원이 전수점검을 한 결과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울·새울·고리·한빛 원전 4개 본부에 총 718개가 납품됐다.

계약대로라면 한수원은 스웨덴 기업인 SKF사로부터 베어링을 받아야 하지만, 납품 과정에서 국내 공급사 3곳을 통해 정품이 아닌 비순정 베어링이 고리원전으로 들어온 것이다.
 
베어링은 부품 특성상 정품과 비정품 식별이 어렵고 해외 유명 제조사 라벨과 포장을 재사용하기 쉬워서 위장이 용이하다.
 
비순정품은 지난해 해체 승인이 난 고리 1호기에 2개, 가동 중단 상태인 2호기에 4개 설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원전에 설치된 28개의 비순정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3년 6개월간 설치돼 있었다.
 
한수원이 비순정 베어링의 존재를 처음 알린 것은 올해 4월이었지만, 이상 징후를 감지한 것은 지난해 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3일 한울 1호기 충전 펌프 전동기의 베어링 온도가 경보치 범위(90도 이상) 내에서 소폭 상승(46도→56도)하자 해당 베어링에 대한 원인분석에 들어갔다.
 
한수원 중앙연구원은 베어링에 대한 실물 상태 점검·기술 검토 등 상세 원인을 분석하던 중 정품과 비순정품의 롤러 개수가 다른 것을 올해 3월 확인했다. 이후 스웨덴 SKF사에 정품 확인을 요청해 비순정 제품임을 확인했다.
 
현재 비순정 부품을 공급한 8개 업체에 대해서는 경북·전남·부산경찰청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수원 각 본부가 수사를 요청한 업체는 고리 3곳, 새울 1곳, 한울 3곳, 한빛 1곳으로 확인됐다.
 
의혹받는 업체들의 공모나 담합 여부, 브로커나 중간 유통업자들이 있는지여부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 한수원의 소모품 검증 절차가 부실하다는 것이 업계에 만연해 납품 부실이라는 각 업체의 독립적인 사건이 복합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한편, 이번 사태는 한수원 측이 발전소 운전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전동기 베어링 온도가 소폭 상승한 것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면서 발견됐다. 
 
한수원 측은 올해 4월 국내 원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6월까지 한울·고리원전에 설치된 문제 부품을 모두 정상으로 교체했다. 현재는 SKF사와 정품 베어링 직거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 측은 “앞으로도 공급자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 기장경찰서 관계자는 “업체 관계자들을 입건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원전감독법 위반, 사기 혐의뿐만 아니라 업무방해 등 여러 방면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kjo5710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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