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가짜뉴스아웃③] 전세값 두달전부터 올랐는데, 분양가상한제탓?

경제·산업 입력 2019-08-27 15:07:18 수정 2019-08-27 15:07:18 정창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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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DB

[앵커]

지난해 10월 말부터 33주 연속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최근 8주째 오르고 있습니다. 상승폭은 소폭 커졌는데요. 일부에선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수요자들이 당장 집을 사기보단 전세로 눌러 앉았기 때문이란 분석을 쏟아냅니다. 전세 수요가 많아지니 전세값이 요동을 쳤다는 겁니다. 그런데, 민간 분양가상한제가 처음 언급된 게 7월 8일입니다. 전세값 변동률 추이를 보면 이미 6월부터 바닥을 찍고 상승 반전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말이죠. 최근 전세값 불안이 분양가상한제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부동산팀 정창신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정기자.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전세값이 오를 거란 주장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 분양가상한제를 하면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커질 꺼란 뉘앙스인데요.


[기자]
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집을 사려는 수요가 싼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전세로 남으려는 심리가 강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공식 언급하기 두어달전부터 전세값이 올랐다고 하면, 분양가상한제와 최근 전세값 상승은 상관관계가 약하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 확대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거든요. 이때 민간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처음 공식화한 겁니다.

그로부터 한 달가량 뒤인 지난 12일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발표했는데요. 최근 한달간 전세값 불안 기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 지금 전세값,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계속 오르고 있죠. 이 원인이 분양가상한제 때문일까요.


[기자]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전주대비 0.05%(19일 기준) 올랐습니다.

준비한 표를 보시면, 서울 전세는 작년 10월 말 하락을 시작해 올해 6월 중순까지 33주간 떨어졌습니다. 이후 6월 17일 보합(0%)으로 돌아선 뒤 그 다음주 보합을 거쳐 지금까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분양가상한제 얘기가 나온 게 7월 8일이고, 전세값 상승이 시작된 게 그보다 앞선 6월 중순인 겁니다. 특히, 전세값 통계는 통상 두달전 계약을 기준으로 나오기 때문에 전세값 상승 통계가 나왔다면, 이미 4월 전후로 전세값을 오른 상태로 전세계약을 했다고 봐야 합니다.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전세값이 오르고 있다. 이렇게 말하기 어렵단 얘깁니다.


[앵커]
그렇다면, 서울 전세시장이 오르고 있는 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업계에선 새 입주아파트 물량, 재건축 이주수요 등 변수가 많아 지역별로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실제 강남구 전세값은 0.02%(19일 기준) 올랐는데 6월 초부터 13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거든요. 방학을 앞두고 학원가를 찾아든 학군수요가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최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도 강남 전세값을 올리는 요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자녀가 있는 경우 미리 주소를 옮겨놔야 하거든요.

서초구(0.18%)의 경우 6월 중순부터 10주 연속 오르고 있습니다. 학군수요에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 13차(180가구), 서초신동아(997가구) 등이 이주를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습니다.

강동구 전세의 경우 44주간 하락과 보합이 이어지다 0.03% 올랐습니다. 강동구 전세값 상승이 추세적으로 오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하고요. 지금까지 하락했던 배경엔 주변 송파구와 경기도 하남지역 입주물량 영향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싱크] 함영진 / 직방 빅데이터랩장
“송파구 헬리오시티를 포함해서 하남시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입주물량이 1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주변에 대량입주가 강동구 전월세 시장에도 가격 조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강동구엔 다음 달부터 고덕그라시움(4,932가구)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1만2,000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라 전세값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앵커]
일부 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분양가상한제에 더해 저금리 분위기도 전세값 상승에 영향을 줄꺼란 전망을 하잖아요. 이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은행이자보다 월세 받는게 더 낫다고 본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려 전세매물이 부족해질 거란 이유에섭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1.5%입니다. 지난달 1.75%였던 금리를 하향 조정했거든요.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30일)부터 2018년 11월(29일)까지 1년간 1.5%를 유지한 바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기준금리였던 이 시기에 서울 전세값은 어땠는지 알아봤는데요.

감정원 시계열 자료를 확인해 보니 2017년 12월 첫째주부터 2018년 11월 마지막주까지 전세값 변동률은 -0.06%로 나타났습니다. 52주간 등락을 반복하며 누적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겁니다.

이 시기 역시 저금리에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많아질 거란 기사가 쏟아졌지만 실제론 전세값이 하향 안정된 모습을 나타낸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부긴 하지만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집주인은 세입자 동의 없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지 못하게 됐죠. 이런 점도 전세 매물 부족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거든요.


[기자]
네. 전세부족이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얘기인데요.

지난 3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이 개정돼 임대사업자가 계약 갱신 때 임대보증금을 월 임대료로 바꾸려 할 경우 임차인의 동의를 받도록 했습니다. 쉽게 말해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 금지된 겁니다.

국토교통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기준 전국 임대사업자 수는 44만7,000명인데요. 등록임대주택은 144만4,000가구입니다. 전국 전월세 가구수(655만가구)의 22% 가량입니다. /정창신기자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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