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미래 먹거리 찾아라.. ‘공격경영’ LG 어디까지?

경제·산업 입력 2019-10-04 11:39:20 수정 2019-10-04 11:39:20 김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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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사진=서울경제]

[앵커]
총성 없는 기업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그 중심에는 LG그룹이 있는데요. 미래 먹거리를 두고 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데, TV를 넘어 배터리까지. 전방위적인 LG그룹의 공격경영은 취임 2년 차를 맞은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과 맞닿아 있습니다. 경제산업부 김혜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재계 가장 큰 이슈는 삼성과 LG의 TV 전쟁이죠?
 

[기자]
네. 삼성과 LG의 고화질 TV 전쟁이 한창입니다.
LG전자는 삼성의 8K TV는 가짜라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화질 선명도가 떨어져 8K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기자회견을 열고 저격에 나선 겁니다.
 

삼성도 가만히 있을 순 없겠죠.
같은 날 오후, 삼성도 기자회견을 부랴부랴 열고 LG의 8K TV는 화질이 깨진다고 역공했습니다.
몇일 후 LG는 재생지원 장치로 해결 가능하다고 재반박에 나섰습니다.
 

이에 더해 LG는 삼성의 QLED라는 표현이 소비자의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공정위에 허위 광고라고 신고를 했는데요.
마치 핑퐁 게임을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렇게 반박에 반박을 거듭하며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미 포화 상태인 TV 시장에서 8K TV, 고화질 TV는 새로운 돌파구로 꼽힙니다.
가뜩이나, 중국이 저가 공세로 LCD 주도권을 쥐면서 고화질, 프리미엄 시장 선점이 중요해진 겁니다.
 

LG가 ‘가전의 명가’라고는 하지만 글로벌 TV 시장에서 사실상 점유율이 삼성보다 낮은데요.
즉 기술력 우위라는 평판과 함께 프리미엄 TV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는 겁니다.
 

[인터뷰]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프리미엄 TV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예요. 나머지는 성장 속도가 굉장히 둔화가 됐고, 더 이상 점유율 싸움으로 얻을 수 있는게 제한적이거든요. 프리미엄TV 시장이 거의 유일하게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품군입니다. 커지는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 누가 헤게모니(주도권)를 가져가느냐  싸움이 중요한 입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앵커]
날을 세운 LG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데요. TV뿐 아니라 배터리 공방도 이어지고 있죠?
 

[기자]
이번에는 배터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을 저격했는데요.
앞선 삼성과의 전쟁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소송전을 불사하더라도 사활을 거고 미래먹거리인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치겠다는 겁니다.
지난 6개월간 불거진 소송만 8개에 달합니다.
시작은 인력 빼가기 기술 유출에서 최근 특허 침해까지 전방위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앵커]
모든 이와 화합하라는 의미에서 ‘인화경영’을 내세웠던 LG그룹이 굉장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 저변에는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이 있죠?
 

[기자]
LG의 공격적인 행보에 ‘진격의 LG’라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이런 변화 뒤에는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취임 1년 차에는 내부 전략 모색에 몰두하며 그룹 안정에 치중했다면, 2년 차에는 외부 활동을 늘리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선택과 집중에 나선 모습입니다.
 

[앵커]
선택과 집중이라…  LG는 어떤 경영전략을 선보이고 있나요?
 

[기자]
우선 주력 사업에 대한 집중도는 높이고 비주력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에 나섰습니다.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사업부를 매각에 나섰습니다.
또한, LG전자 계열사인 하이엔텍과 LG히타치솔루션 매각도 추진 중입니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는 일반 조명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철수를 확정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부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습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 주식을 8,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전장 조명 회사 (ZKW)도 1조4,440억원에 사들였죠.

아울러 로봇·AI 등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 벤처 캐피탈인 ‘LG 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설립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5개 스타트업에 약 1,9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외부 인사 영입 등 인재 모시기와 함께 과감한 인사 전략도 펼치고 있다고요?
 

[기자]
인적 쇄신도 단행했습니다.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LG디스플레이의 한상범 부회장이 사의를 했고, 정호영 사장을 후임에 앉혔습니다.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데, 이례적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한 겁니다.
 

여기에 외부 인사 수혈에도 나섰습니다.
지난해 3M 출신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LG화학의 신임대표로 내정했는데요.
창립 이래 외부 출신을 CEO로 앉힌 것은 처음입니다.

김형남 한국타이어 부사장, 홍범식 베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도 영입했습니다.

절박한 생존 경쟁의 기로에서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고 대대적인 체질 변화를 선택한 구광모 회장.
그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경영의 구광모 호가 어디로 향할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김혜영기자 jjss12345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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