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보안’ 시대가 온다…SK텔레콤, 美 버라이즌에 양자보안 첫 상용화
양자암호통신 글로벌 시장 선점 박차
아이에이네트웍스, 비트리 등 양자보안 협력사 주목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SK텔레콤이 미국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에 양자키분배기(QKD)를 첫 상용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며 SK텔레콤의 글로벌 양자보안 기술 선점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미국 워싱턴 D.C.와 버지니아를 연결하는 광통신망에 QKD를 적용해 미국 통신사 최초로 양자암호통신 운영에 성공했다. 버라이즌은 SK텔레콤이 QKD 상용망을 적용한 첫 사례다.
버라이즌은 워싱턴 D.C.에 위치한 임원브리핑센터와 5G 랩, 버라이즌 애슈번 버지니아주 사무소 등 세 곳에 비디오 스트리밍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QKD의 보안성을 검증했다. 영상 데이터는 양자난수생성(QRNG) 칩에서 생성한 무작위 키값으로 암호화하고, QKD로 송·수신자 간 비밀키를 교환했다. 검증 결과 SK텔레콤과 버라이즌은 송·수신 중간에 해커가 채널에 간섭하면 QKD가 이를 즉각 탐지하고,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의 성질을 이용한 차세대 보안 기술로 꼽힌다. 기존 암호체계의 알고리즘을 일시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이에 맞설 수 있는 보안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됐다. 강력한 연산 능력을 가진 양자컴퓨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방패 역할을 하는 ‘양자보안’에 대한 개발 필요성도 높아졌다.
앞서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양자보안 사업에 투자하며 양자암호통신 자회사 IDQ와 QKD 및 QRNG 개발에 매진해왔다. QKD와 QRNG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한 양자보안의 핵심 기술이다. QKD는 제3자가 해킹할 수 없는 암호키를 만들어 송신자와 수신자에게 나눠주는 기술이며 QRNG는 패턴이 없어 예측이 불가능한 난수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SKT는 양자암호보안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위한 첫 결과물로 지난 5월 QRNG 칩셋이 탑재된 세계 최초의 5G 스마트폰 ‘갤럭시 A 퀀텀’을 출시했다. 이어 두번째로 베트남의 첫 5G 스마트폰 ‘V 스마트 아리스 5G’에도 QRNG 칩셋을 탑재하기로 확정한 바 있다.
스마트폰에 QRNG를 장착하기 위해 SK텔레콤과 IDQ는 QRNG 칩셋 소형화에 주력했다. 4년여의 개발 끝에 팹리스 기업 비트리, 이미지센서 패키징 기업 아이에이네트웍스(123010)와 초소형 크기(2.5mm X 2.5mm)의 모바일용 QRNG 칩을 상용화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고객사 확보와 함께 양자암호통신 표준 제정을 통해 양자 분야를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ITU-T회의에서 자회사 IDQ와 함께 주도한 양자암호통신 표준 2건이 국제 표준으로 예비 승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등 글로벌 ICT 기업에서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만큼, 양자보안 기술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하다”며 “SK텔레콤은 버라이즌을 통해 글로벌 통신사 레퍼런스를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선제적 투자와 연구개발 끝에 기술 상용화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양자기술 표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SK텔레콤을 주축으로 자회사 IDQ와 협력사 비트리, 아이에이네트웍스 등을 비롯한 국내 양자보안 관련 기술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행보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보안 시장은 올해 6조4,000억원에서 2025년 약 26조9,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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