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첫 국내 판매량 3위…4년 연속 7만대 돌파
[서울경제TV=장민선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처음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3위에 올랐다.
5일 한국수입차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작년 한해 7만6,152대를 판매해 현대차와 기아에 이어 판매 대수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국내에서 72만6,838대, 53만5,016대를 판매해 압도적으로 1, 2위를 차지했고 벤츠와 BMW가 그 뒤를 이었다. 이어 르노삼성차(6만1,096대), 쌍용차(5만6,363대), 한국GM(5만4,292대) 순이다.
수입차협회가 수입차 판매를 집계한 2003년 이후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 판매량 3위에 오른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벤츠는 국내에서 2015년 4만6,994대, 2016년 5만6,343대, 2017년 6만8,861대를 판매하며 급성장했고, 2018년 7만대를 돌파했다. 2018년 이후부터는 7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유지 중이다.
2020년 벤츠는 7만6,879대를 판매했지만, '르-쌍-쉐'로 불리는 중견 완성차 3사인 르노삼성차, 쌍용차, 한국GM의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0년 르노삼성차는 9만5,939대, 쌍용차는 8만7,888대, 한국GM은 8만2,954대를 판매했다.
작년에는 E클래스가 2만6,109대로 수입차 모델 판매 1위를, S클래스가 1만1,131대로 4위를 차지하며 벤츠의 실적을 견인했다. BMW는 작년 국내에서 6만5,669대를 판매해 판매량 4위를 기록했고, 이 중 5시리즈는 1만7,447대 판매로 수입차 모델 2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브랜드의 순위 역전은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 르노삼성차, 쌍용차, 한국GM의 국내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억눌린 소비 욕구가 수입차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벤츠는 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0.9% 감소에 그치며 선방했고, BMW는 오히려 판매량이 12.5% 증가했다. 르노삼성차, 한국GM, 쌍용차의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각각 36.3%, 34.6%, 35.9% 감소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벤츠와 BMW 등 수입차 브랜드와 르노삼성차, 한국GM, 쌍용차 등 완성차 3사의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테슬라, 폴스타 등 수입 전기차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기존 수입차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수입차 우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업체가 전기차 생산을 하지 않는다면 수입차 판매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j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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