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가 아닌데…”증권사 이색보고서에 싸늘
[앵커]
“어서 와, 연진아” 대사를 듣기만해도 드라마가 생각나는 이 문장은 증권사 기업보고서 제목입니다.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이색보고서'를 내고 있는 건데요, 유행을 따라갈 때가 아니라며 투자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최민정 기잡니다.
[기자]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개인투자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이색보고서를 내놓고 있습니다.
‘리스, 그기 돈이 되는기가’(하이투자증권), ‘연진아, 그거 아니? 창사 첫 배당이야’(현대차증권) 듣기만 해도 특정 드라마가 생각나는 이 문장은 증권사들의 기업보고서 제목입니다.
MZ세대 사이에서 MBTI가 유행하자, MBTI를 활용한 증권사 리포트도 발간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상상인증권은 기업을 16가지 종류의 MBTI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교촌 F&B는 실속의 파이터인 ‘INFJ’, SAMG엔터는 미래의 국민가수인 ‘ENFJ’로 분류됩니다.
다양한 이색보고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내용을 보다 더 쉽고 재밌게 전달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됩니다.
다만, 리서치센터의 기대와 달리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유행어로 흥미를 유발할 시간에 분석이나 제대로 하라고 지적합니다.
투자로 이어지는 기업보고서가 장난처럼 느껴진다는 이유입니다.
실제 리서치센터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입니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기업들의 실적 예상치와 실제 공개된 영업이익 간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고, 어떠한 이유에서 목표주가를 산정했는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과 3개월 전 리서치센터에서 ‘주목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뉴지랩파마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습니다.
증권사들의 기업보고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정보를 제공해주는 중요 지표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증권 전문가들이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방식으로 기업을 분석했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애널리스트들이 방송 트렌디한 걸 쫓아서 그리고 당장 인기를 끌만한 아이템을 발굴해서 리포트를 내는 것보다 기업의 실적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리포트를 쓰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는 유행을 쫓는 재미있는 기업보고서가 아닌 투자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줄 기업 분석이 필요해 보입니다.
서울경제TV 최민정입니다./choimj@sedaily.com
[영상취재: 강민우]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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