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국, 가계부채 세계 3위…성장세 제약"

[서울경제TV=김미현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장기구조적 관점에서 본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과 영향 및 연착륙 방안’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0%로, 스위스(128.3%)와 호주(111.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특징으로 소득이 많은 차주와 가구를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말 차주 단위 기준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소득 1·2분위의 대출 잔액의 비중은 11%에 불과하지만, 소득수준이 높은 4·5분위의 경우 76%에 이른다.
또 만기일시상환 비중과 차환 비중이 높은 점도 우리나라 가계부채 대출의 특징이다.
만기일시상환은 지난해 말 기준 현재 전체 가계대출의 53.7%를 차지하고 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기업대출 대비 가계대출의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 ‘차주 단위 대출 규제 미비’ 등을 지목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가계대출이 기업대출보다 연체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고 안정적인 만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규제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는 주요국보다 DSR규제를 늦게 도입한 데다 전세자금대출 및 1억원 이하 신용대출 등 상당수 대출이 이를 적용받지 않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봤다.
한은은 가계부채의 과도한 확대가 장기성장세를 제약하고 자산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규모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주요 연구에 따르면 가계부채가 GDP의 50~80%를 넘을 경우 가계부채가 누적될수록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17~2022년 부채보유가구로 전환된 가구의 순자산 증가폭(1억200만원)은 부채미보유가구(7,100만원)를 웃돌았다.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부채를 GDP 수준 이내로 줄이는 데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며 가계부채증가율을 명목 GDP 증가 범위 이내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덴마크·노르웨이 등 주요국이 가계부채를 100% 미만으로 줄이는 데 18년이 걸린 만큼 우리도 가계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징'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거란 전망이다.
연평균 명목 GDP 성장률을 4%라고 가정했을 때 가계부채 증가율을 3% 정도로 관리한다면 2039년이 돼야 9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한은은 거시건전성 정책 측면에서 가계 부문 경기 대응 완충 자본을 적립하고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조정하는 한편 ▲ DSR 예외 대상 축소 ▲ LTV 수준별 차등 금리 적용 ▲ 만기일시상환 대출 가산금리 적용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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