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연체율…대출 문턱 높이니 카드론↑
[서울경제TV=김수빈기자]
[앵커]
시중은행들의 연체율 흐름이 올들어 예사롭지 않은데요. 최근 신규 연체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은행에 이어 2금융권도 빗장을 잠그기 시작하면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카드론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데, 자세한 내용 김수빈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먼저 국내은행들의 원화대출 연체율 상황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오늘(27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국내은행의 5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달 보다 0.03%포인트 올랐습니다. 2년 9개월 만에 최고칩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0.43%)과 가계대출(0.37%) 모두 연체율이 상승했습니다.
신규연체율은 0.10%로 전월 보다 0.02%포인트 올랐습니다.
신규연체 발생액은 3,000억원이 늘었고, 연체채권 정리규모도 전달 보다 4,000억원 불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이어온 연체율의 상승폭은 점차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권에서 연체채권 정리를 확대하면서 2분기말은 1분기말보다 연체율 하락폭이 더 커질 것으로 금감원은 내다봤습니다.
금감원은 안정적인 연체율 유지를 위해 은행별 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은행 입장에서는 오르는 연체율이 많이 골칫거리일텐데요. 시중은행들은 아무래도 전보다는 보수적인 대출 영업 기조를 이어가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지난 5월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22.6점으로 나타났습니다. 불과 6개월 전(지난해 11월·899.4점)과 비교해도 23.2점 높습니다.
신용평가사인 KCB(코리아크레딧뷰로) 점수 기준으로 1등급은 1000점 만점에 942점 이상, 2등급은 891~941점, 3등급 832~890점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은행들의 평균 대출 등급이 2등급 상위권으로 대폭 올랐습니다. 고신용자라 하더라도 대출을 받기가 많이 까다로워진 셈입니다.
지난해부터 사실상 중저신용자들은 시중은행 대출을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중저신용자(신용점수 하위 50%) 신규 신용대출액(2조 8089억원)은 2020년(8조 3666억 원)에 비해 66.4%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높아지는 연체율은 시중은행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죠. 인터넷은행이나 저축은행도 최근 대출 문턱을 크게 높이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해온 인터넷은행들은 은행권보다 연체율이 더 높습니다. 이 때문에 대출 문턱을 올릴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같은 기간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가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896.3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말보다 55점 넘게 높아진 수칩니다.
인뱅 3사가 올해 1월~4월 취급한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신용대출 공급액은 2조7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5085억원) 대비 17.5% 감소했습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넘게 줄였고, 토스뱅크도 37.7% 감소했습니다. 특히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7개월간 저신용자(신용점수 650점 이하) 대출을 중단한 바도 있습니다.
유일하게 카카오뱅크만 홀로 25% 넘게 늘렸습니다.
저축은행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신용점수 600점 이하의 저신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이 1년 만에 반토막 났습니다. 아예 대출 자체를 취급하지 않는 곳도 늘어나는 추셉니다.
[앵커]
고신용자들도 대출 이용이 어려운 판국에 중저신용자들은 정말 갈 곳을 잃은 형국인데, 대출 문턱이 높아진 여파로 카드론을 적극 이용한다구요?
[기자]
카드론을 찾는 서민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여신금융협회가 조사한 올해 2분기 말 카드‧캐피탈업계의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2조1,891억원입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50%, 올 1분기보단 33% 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카드사 7곳의 카드론 잔액은 34조832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 늘었습니다. 현금서비스(단기 카드 대출)와 리볼빙(일부 결제 금액 이월 약정) 취급액도 증가세입니다.
앞서 시중은행을 포함해 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풍선효과를 불러 일으킨 것으로 보입니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마지막 보루'로 넘어온 셈입니다.
우려되는 점은 여전히 고금리라는 것. 7개 카드사의 지난달 말 카드론 평균금리는 12.88~14.76%에 달합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면서 카드론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카드사들의 연체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올 1분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연체율은 2.13%로, 전년 보다 0.34%포인트 올랐습니다. 카드사들이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생금융 지원까지 고려하면 카드사들 입장에서도 당분간 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김수빈 기자와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부터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금융권의 대출 상황까지 짚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kimsoup@sedaily.com
[영상편집 유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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