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법 복잡한 한은 금리 정책…10월 분수령

증권·금융 입력 2023-08-22 19:28:57 수정 2023-08-22 19:28:57 김미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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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2월부터 계속 3.5%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환시장 변동성을 막고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그러자니 각종 경제지표들이 악화돼 섣불리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오는 목요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전망을 금융부 김미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이번 주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거란 전망이 많은데요. 자세한 상황 설명 주시죠.


[기자]

네 시장은 한국은행이 이번 회의에서도 금리를 현 수준 3.5%로 유지할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오늘(22일) 금융투자협회 발표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이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로 내려온 데다 위축된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 금리 인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건데요.


여기에 최근 중국발 리스크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한 것도 금리 동결 기조에 무게를 싣는 부분입니다.


현재 벽계원과 헝다 그룹 등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시작된 위기 때문에 향후 중국 경제 성장 속도가 훨씬 둔화될 가능성이 외신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최대 무역국인 중국의 경기 불안에 수출이 타격이 입을 경우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달러화가 줄게 되고, 또 우리 경기 회복도 늦어지게 됩니다.


오늘(22일) 이창용 한은 총재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목요일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중국 경제 위기설과 미국의 통화정책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중국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금리를 내려야 할 형편인데, 미국의 통화정책 상황을 보면 올려야 할 처지이죠? 셈범이 복잡해 보입니다.


[기자]

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를 완전히 잡기 위해 연내 금리를 한번은 더 올릴 거란 신호를 강하게 주고 있는데요.


9월엔 건너뛰고 11월 인상할 거란 전망입니다. 미국이야 경기가 견조하니 금리를 올린다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한 처지라는 점이 고민거리입니다.


통상 미국이 자국의 금리를 올리면 한국은행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고 양국의 금리 차를 일정 간격으로 유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는데요.


다행히 금리 격차에 따른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한 일은 아직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젠 다시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미시적 정책이 국내 가계부채를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 금리 인상으로도 대응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여기에도 발목이 잡힌게 비은행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고, 부동산 PF 발 금융 위기 가능성까지 존재해 과감하게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현재 통화당국의 핵심적인 관심은 물가 안정이잖아요. 물가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한은은 2%대로 떨어진 물가 상승률이 8월 이후 3% 내외로 높아지고 연말까지 목표 수준(2%)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 유가와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 전망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데요.


국내로 들여오는 두바이유가 8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이 6주째 오름세입니다.


최근 중국 경기 침체로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가능성도 나오지만, 현재 높아진 국제유가 수준이 수요보다는 공급으로 인한 상승이라는 점에서, 고유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여기에 하반기 공공요금과 지자체별 상하수도, 교통, 도시가스 요금 인상, 10월 원윳값 인상까지 물가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지금까지 말씀 들어보면 금리를 올리기나 내리기 모두 여의치 않은것 같은데, 앞으로 금리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앞서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 여섯 명 모두 최종 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추가 인상을 못 할 것이란 기대는 접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 왔는데요.


연내 기준금리를 정하는 금통위는 이달을 제외하면 10월, 11월 총 두 차례 남게 됩니다.


8월은 이미 관망세가 예상됐기 때문에 오는 10월 금통위가 통화 정책의 분수령이 될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10월이 지나면 이제는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에 부담스러운 조건이 더 늘어난다는 겁니다.


들어보시죠.


[싱크] 강인수 /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우리도 물론 인플레를 제일 많이 보긴 하지만 이제 경기 상황이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거든요. 1%대 후반으로 내년도 성장률도 지금 낮춰 잡고 있거든요.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어차피 벌어졌는데 ‘견딜 만 하다, 감당할 만 하다’ 이렇게 판단하면 금리 인상을 안하고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더 많아 보입니다."


따라서 이번 8월 회의에서 이창용 총재가 환율, 가계부채 등 금리 인상 요인을 놓고 어떤 강도의 발언을 내놓을 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네 금융부 김미현 기자와 기준금리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kmh23@sedaily.com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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