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손영실 대표 "예술과 문화로 지역 사회와 상생"
[앵커]
경상북도 칠곡군 곳곳이 축제의 현장으로 변합니다. 오는 6일부터 11월 5일까지 칠곡문화관광재단이 국내외 작가들과 함께 칠곡국제트랜스 미디어축제를 여는데요. 도시 전역에서 전시와 공공미술, 미디어 퍼포먼스 등이 열리고요. 관람객들은 문화, 체험활동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 막바지 준비로 정신없을텐데요.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모시고, 이번 행사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보죠. 안녕하세요.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
네. 안녕하세요.
[앵커]
칠곡에서 트랜스 미디어축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생소합니다. 어떤 행사입니까?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
칠곡국제트랜스 미디어축제는 칠곡문화관광재단 주최로 진행하는 행사이며 올해는 ‘땅의 시학’ 이라는 주제로 10월 6일부터 11월5일까지 한 달간 개최됩니다.
‘트랜스(trans)’는 가로지르고 초월하고 경계를 통과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횡단, 공시성을 뜻합니다. 칠곡은 역사적으로 독일, 프랑스, 미국 등 다양한 문화가 교류되는 지역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현재는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로서 지역적으로 ‘트랜스’의 특성이 강하게 내재되어 있습니다.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에 따르면 트랜스미디어는 미디어 간 경계를 넘어 콘텐츠가 융합되는 현상으로 다양한 미디어 혹은 플랫폼에 기반한 여러 콘텐츠가 하나의 세계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예술과 미디어 생산에서는 문화적, 매체적인 다양한 움직임을 뜻합니다. 트랜스미디어의 융합적 미디어 환경은 사용자의 참여 경험은 높이고. 사용자 혹은 생산자로서 관람객이 확장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번 행사는 트랜스미디어를 통해 지역적 정체성과 문화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우선, 프리 행사인 ‘아트 칠곡’과 국내외 작가들의 칠곡에 관한 새롭고 창의적인 관점을 다루는 ‘주제전’, 야외에서 설치작업이나 협업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특별전’, ‘길 위의 사진전’, ‘미디어 큐브’ 등과 캠핑체험 형태의 ‘오픈미디어워킹’과 같은 각종 부대행사들로 구성됩니다.
[앵커]
이번이 첫 번째로 열리는 행사죠. ‘칠곡 국제트랜스 미디어축제’에서 주목해봐야 하는 점은 뭔가요?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
이번 행사에서 칠곡의 역사, 문화, 생태를 다룬 4개국 10명의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된 주제전이 가장 주목할 만 합니다. 여기에는 김신욱, 김태동, 뮌(Mioon), 이종석, 윤진영 등 국내 유명 작가뿐만 아니라 영국 신진작가의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New Contemporary’ 수상자인 톰불(Tom Bull)과 사운드 아트와 퍼포먼스 작업을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해 온 톰 풀샴(Tom Foulsham) 그리고 올해 니엡스상(Grand Prix de Niepce)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인 줄리엣 아그넬(Juliette Agnel)의 신작들이 소개됩니다.
또한 왜관역 광장에는 국내 최고의 포트레이트 작가이자 유니세프 사진가인 한상무가 촬영한 ‘칠곡사람들’ 프로젝트가 보여집니다.
꿀벌테마공원 광장에는 김찬훈, 박형렬, 오성민 작가 등이 참여한 ‘길 위의 사진전’이 개최되는 등 도시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한 달간 전시, 공공미술, 미디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이 보여집니다.
[앵커]
엔데믹 이후 전국에서 예술축제가 다시 열리고 있는 분위깁니다. 그만큼 볼거리도 많아졌는데요. 이번 '칠곡 국제트랜스 미디어축제'가 다른 예술축제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뭘까요?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
아무래도 사진이라는 특정한 매체 위주의 전시가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의 활용과 함께 이뤄지는 점이 특징입니다. 오늘날 매체특정성의 개념이 약화되며 작가들이 매체를 발명한다는 로잘린드 크라우스의 언급처럼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원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이 이번 축제에서 확연히 드러날 수 있는 측면일 겁니다.
또한 참여 작가들이 4달 동안 레지던시에 참여하며 신작을 만들고 주민들과의 협업 등을 진행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부분도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체성과 문화는 서로 깊이 연결된 개념입니다. 문화는 사회적 기억 과정을 통해 세대를 거쳐 전달되고 계속해서 변화하고 진화하며,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결정하며 정체성 구축에 영향을 미칩니다.
칠곡은 인문학 마을의 전통과 호국평화도시의 특성이 강하게 자리잡았지만 이번 행사는 그동안 간과해온 지역의 생태와 문화적 측면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축제에서 전시 외에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습니까?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
전시 위주의 예술 행사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이뤄지는 행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칠곡보 오토캠핑장에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인문학 캠핑을 주제로 캠핑 체험, 폴 크래프트, 역사 토크, 카누 체험 등이 이뤄지는데 지역의 생태적 환경을 마주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이 기간에 칠곡생태공원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돼 구성한 ‘리버숲’ 프로그램을 통해 모두 함께 즐기는 열린 문화행사가 개최됩니다. 이와 함께 ‘북살롱’과 ‘칠곡사랑사진전’이 개최되고요. 이를 통해 지역의 인문학 전통과 문학, 예술의 만남의 장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저는 아직 칠곡에 가보지 못했거든요. 칠곡이 가진 매력은 뭔가요?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
칠곡은 호국평화의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지역을 관통하는 낙동강은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침략에 맞서 국군의 방어선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생태적인 측면에서 멸종 위기종을 포함한 많은 수생 동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어주는 서식지입니다. 인류세(anthropocene)의 시각에서 과거의 기억들은 더 이상 민족의 관점에 국한되지 않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로 해석됩니다.
낙동강의 역사와 생태는 인류세의 맥락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곳은 군사 방어선에서 중요한 생태 서식지로 시간이 지나며 변화함에 따라 인간과 환경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강조합니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매체와 관점으로 칠곡의 역사, 문화, 생태에 접근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관객에게 유의미한 예술적 체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칠곡문화관광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 이후 '칠곡군이 가진 자연자원과 역사적 자원을 문화관광산업으로 이끌어내고, 칠곡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모든 사람이 즐겨 찾고 머물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기조가 ‘칠곡 국제트랜스 미디어축제’에 녹아 있다고 봐야겠죠?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
네. 이번 축제는 지역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시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운영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입니다. 지역의 잠재력을 발굴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통해 예술 문화의 향유 기회를 증대시키고 예술과 문화가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생태계를 형성하며, 인류세라는 시대의 의미를 다시금 환기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앵커]
축제를 즐기러 칠곡을 찾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또 축제 공간 외에 칠곡에서 방문하기 좋은 곳이 있으면 추천해주시죠.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
이번 축제는 호국평화기념관, 꿀벌테마공원, 향사아트센터, 칠곡공예테마공원, 칠곡보 생태공원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공간들에서 이뤄집니다.
칠곡에서 가볼만한 곳은 6·25전쟁의 마지막 항전지로 유명한 왜관철교와 독일계 카톨릭 성당인 베네딕토 수도원, 우리나라 3대 반촌으로, 최근에 마을 전체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매원마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낙동강을 바라보는 전망이 뛰어난 관호산성에서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경험을 해 보면 좋을 듯합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손영실 칠곡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였습니다.
행사준비에 바쁘실텐데,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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